육류유통수출협회 수출 간담회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주최로 최근 열린 ‘한우 및 한돈 수출 간담회’에서 수출용 한우에 대한 별도 기준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우 홍콩 수출량 증가폭 감소
올해 초엔 전년보다 물량 줄어
같은 ‘1++등급’의 고기라도
상태는 ‘들쑥날쑥’…소비자 외면 

연말 ‘근내지방도 기준 완화’땐
품질 격차 문제 더 두드러질 듯
근내지방도 라벨 표시 등 급해 


성장세가 둔화된 대 홍콩 한우 수출이 올해는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 한우 고급육의 근내지방도 기준 완화를 골자로 한 ‘소 도체 등급기준 보완 방안’이 시행에 들어가면 한우 수출에 걸림돌로 지적돼 왔던 ‘동일 등급 내 품질 격차’ 문제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자료에 따르면 한우 고기는 실질적인 홍콩 수출 첫 해였던 지난 2016년 47.9톤을 시작으로 2017년 57.1톤, 2018년 65.2톤을 공급하는 등 매년 수출량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수출량 증가폭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 특히나 올해는 3월 21까지 11.4톤을 수출하는데 그쳐 전년 동기대비 10.6%나 감소했다.

수출 초기, 홍콩에서 한우 고기 1kg이 30만원에 판매된다며 한우업계를 들썩이게 했던 한우 수출이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제는 수출 제품의 품질에 있다.

한우는 일본 와규와 같은 ‘프리미엄 소고기’를 표방하며 홍콩 고급육 시장 공략을 수출 전략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수출 초기부터 일부 업체의 냉동육 공급, 동일 등급 내 품질 격차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홍콩 소비자들에게 한우를 고급육으로 인식시키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수출 성장세 둔화는 당연한 결과.

다행스러운 부분은 업계의 노력으로 냉동육 수출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한우 수출 업무를 주관하는 한육우수급조절협의회 내 한우수출분과위원회가 수출 물류비 지원 중단 등을 통해 냉동육 수출을 금지하면서 2017년 14.1톤에 달했던 냉동육 수출이 지난해 6.2톤까지 감소했고, 올해는 아직 냉동육이 공급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동일 등급 내 품질 격차 문제는 한우 수출 확대를 위해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한우의 경우 같은 1++등급이라도 고기마다 품질 격차가 커 소비자들이 한두 번 한우를 구입해 보고는 일본 와규나 더 저렴한 호주산으로 눈을 돌린다는 것이 홍콩의 한우 판매점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한우 수출업체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올해 말부터 한우 고급육의 근내지방도 기준을 완화한 소 도체 등급기준 보완 방안을 적용하면 품질 문제가 더 크게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수출용 한우에 대한 별도 기준 마련 등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육류유통수출협회가 최근 주최한 ‘한우 및 한돈 수출 간담회’에서 이준호 ㈜기본 대표는 “홍콩 바이어들이 한우에 대해 갖는 큰 불만 중 하나가 같은 등급의 고기인데도 품질 차이가 나는 것”이라며 “새로운 소 도체 등급기준으로 인해 품질 격차 문제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보완 방안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옥기 ㈜씨엘아이 대표는 “한우 수출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맛과 품질을 균일화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수출 제품은 새로운 등급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 한우수출분과위원회 실무를 담당하는 서영석 전국한우협회 부장은 “한우 1++등급의 품질 격차 부분은 앞으로 문제가 더 크게 불거질 것”이라며 “정부가 등급제 보완 방안을 내놓으면서 1++등급 내 품질 구분을 위해 근내지방도 넘버를 제품 라벨에 표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는데, 이를 수출 제품에는 먼저 도입하는 등 수출분과위원회 차원에서 해결 방안을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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