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아청과 저장배추 전수조사

[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 월동배추 저장량 전수조사를 위해 대아청과 관계자들이 현장을 찾아 조사를 하고 있다.

기상호전으로 생산량 증가
소비는 둔화돼 저장 늘어
전년비 40%, 평년비 50% ↑
농가·산지유통인 ‘시름’


배추가격의 약세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전망이다. 월동배추 저장량이 전년과 평년에 비해 많은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이에 배추 가격이 5월까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 가락시장의 대아청과는 지난 13일 2019년산 저장배추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아청과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3월 13일 현재 월동배추 저장량은 5톤 트럭 10톤 적재 기준으로 약 1만3780대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 9860대보다 약 40%, 평년 9040대보다 약 52%가 증가한 수치다. 전년에 비해 약 4000대, 평년 대비 약 5000대가 많게 저장된 것.

이번 전수조사는 월동배추를 저장한 출하자, 출하조직, 저장업자 등을 대상으로 지난 2월 16일부터 3월 12일까지 25일 동안 실시됐으며 총 저장된 배추의 90% 이상이 조사됐다고 대아청과는 밝혔다.

올해산 저장배추가 이처럼 늘어난 것은 생육기인 1~2월의 기상호전에 따른 단위당 생산량 증가와 함께 소비둔화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해의 경우 저장량도 많고, 상품성이 좋은 배추가 저장되면서 감모율도 낮아 반출이 마무리되는 시점이 예년에 비해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감모율은 산지의 기상상황이 나쁜 경우 발생한다. 예를 들어 혹한이 오거나 눈과 비가 자주 와 수분 함량이 과다할 경우 감모가 발생한다. 그러나 올해는 이 같은 변수가 없다는 점에서 저장배추 출하시기에 감모율에 따른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결국 예년에 저장배추 출하시기가 5월 중순이면 마무리가 됐지만 올해는 6월 중순까지 늦춰질 수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여기에 후작기인 시설 봄배추의 재배면적이 전년 대비 27% 감소했지만 이는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고, 작황 호조로 생산량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5월까지 배추 가격의 오름세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저장배추 출하농가나 산지유통인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저장에 소요되는 생산원가는 더 들어가지만 시세가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보통 저장배추는 저장비나 운송비 등을 포함해 망당 1500원이 더 소요된다. 따라서 현재의 배추 시세로는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김기영 대아청과 상무는 “올해 저장배추는 저장창고가 부족해 저장창고를 보유한 지역이 더 넓어졌다. 따라서 운송비 증가 등에 따라 저장비용이 더 들어 생산비가 올라갈 것”이라며 “이번 주부터는 저장배추 출하량이 노지배추 출하량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품위는 점차 좋아질 것이지만 (좋은) 가격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아청과 측은 전수조사 결과 자료를 바탕으로 출하자에게 출하에 도움을 주겠다는 계획이다. 저장배추의 재고량과 반출량을 매일 조사해 출하자에게 출하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정수 대아청과 대표는 “저장배추 출하 조절을 적절하게 하는 것이 그나마 가격을 지지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격이 좋지 않다고) 출하를 자제하면 홍수출하로 시장상황이 더 불안해 질 수밖에 없다”며 “출하 판단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지속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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