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진우 기자]

수익 배당 내년에나 가능
부족자본금 충당에 빚 22조
연 이자만 6000억 달해


농협금융지주가 지난해 1조200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사업구조개편 후 처음으로 1조원대 수익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100% 주주인 농협중앙회의 올해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농협중앙회로의 배당이 내년에나 이뤄지는데다 그간 부족자본금 충당을 위해 빌린 돈을 합쳐 부채가 22조원에 달하는 상황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농협금융지주는 최근 2018년 누적 당기순이익 1조2189억원을 달성하면서 금융지주 분리 후  처음으로 1조원대 수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2017년 8598억원 대비 41.8% 증가한 것으로 지주 출범 이후 최고 실적이라는 게 농협금융지주 측의 설명이다. 수익의 대부분은 은행과 증권에서 낸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은행이 1조2226억원, 농협증권이 3609억원을 올리면서 전년대비 은행이 87.5%, 증권이 3.1% 증가했다. 이는 지난 해 농업지원사업비(명칭사용료)로 3858억원을 낸 것을 제외한 것이라고 농협금융지주는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농협금융지주의 수익성 향상에도 불구하고 농협금융지주의 100% 주주인 농협중앙회의 올해 살림살이는 크게 나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8년도 수익에 대한 배당이 내년에나 이뤄지는데다 그간 정부로부터 지원받아 온 이자지원도 끊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초 2017년으로 예정됐던 농협중앙회의 신경분리와 사업구조개편은 이명박 정부시절인 2012년도로 5년 앞당겨져 진행됐다. 사업구조개편 논의 당시 정부는 부족자본금 중 5조원을 현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었지만 이를 번복해 최종적으로 농협중앙회가 부족자본금을 충당하면, 이에 대한 이자를 5년간 지원하기로 했다. 당시 사업구조개편에 따라 부족할 것으로 추정된 자본금은 12조원이나 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사업구조개편 후 5년간 1600억원가량의 이자비용을 지원하는 것으로, 농협중앙회는 사업구조개편에 따른 부족자본금을 충당하기로 했었다. 이 부족자본금 충당으로 인해 농협중앙회의 빚은 22조원대로 불어난 상황이다.

특히 현재로서는 정부의 이자지원도 끊어진 상황이어서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지주 등의 수익에 따른 배당으로 그간 부족자본금 충당을 위해 발행한 농금채를 갚아나가면서 농금채 이자와 함께 중앙회 운영비도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회원조합인 지역 농축협에 대한 배당금을 포함해 농금채 이자를 갚는 데만 연간 6000억원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추정되기도 했었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금융 쪽에서 수익을 1조원 이상 냈다고 하지만 올해 당장 수익의 일부가 중앙회로 배당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경영개선과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농금채 일부 상환 등을 진행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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