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동광 기자]


농업인과 도시민은 농업·농촌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러한 궁금증 해소를 위해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농촌에 대한 ‘2018년 국민의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농업인과도시민들은 농업·농촌의 중요성을 높게 평가했으나 농업인의 경우 정부의 농정에 대한 만족도는 낮았다. 도시민은 농식품 구매 시 품질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며, 국내산 가격이 비싸면 수입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다는 의견이 소폭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의식조사는 농업인 1259명, 도시민 1500명 등 총 2759명을 대상으로 2018년 11월 24~12월 12일까지 우편 및 방문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가장 중요 역할 ‘식량 안정 공급’ 
농업·농촌 공익적 기능 유지에 
도시민 53% "추가 세금도 찬성"  

지난해 농정 성과 중 가장 공감
농업인 72.2% 쌀값 회복 꼽아
도시민은 재해지원 확대 60.1% 

현재 거주지 생활환경 만족도
농업인 2.93점, 도시민 3.14점 
도시민 37.9% "가격 훨씬 비싸면
수입 농산물이라도 구입할 것" 


▲농업·농촌의 중요성 높게 인식=농업·농촌의 중요성에 대해 농업인의 94.3%, 도시민의 85.5%는 ‘중요하다’고 응답해 농업인과 도시민 모두 농업·농촌의 중요성에 대해 높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매우 중요하다’고 답한 농업인이 75.7%에 육박해 도시민(37.8%)에 비해 2배 이상 높았으며, 도시민에 비해 농업·농촌의 중요성을 더 깊게 인식하고 있었다.

현재 농업·농촌의 기능 중 중요한 역할에 대해 조사한 결과(중복응답) 농업인과 도시민의 73.1%와 81.5%는 ‘안정적 식량 공급’을 가장 중요한 기능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앞으로 농업·농촌의 기능 중 중요해질 역할에 대해서 농업인은 ‘안정적 식량 공급’(55.4%)을 가장 중요해질 것이라고 응답했으나 도시민은 ‘식품 안전성 향상’(53.1%)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현재와 미래 농업·농촌 역할의 변화를 비교한 결과 농업인과 도시민 모두 ‘안정적 식량 공급’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 낮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더불어 농업인은 ‘환경보전’과 ‘경관보전’ 역할의 중요성을 높게 예상했으며, 도시민은 ‘환경보전’과 ‘여가 공간 활용’ 역할의 중요성에 주목해 농업·농촌 역할에 대한 시각차는 다소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업·농촌 공익적 기능 공감=농업·농촌이 가지는 공익적 기능의 가치에 대해 농업인의 88.2%는 ‘많다’고 응답했으며, 도시민의 72.2%도 ‘많다’고 응답해 농업인과 도시민 모두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에 대해 높게 인식하고 있다. 도시민의 경우 농업·농촌이 가지는 공익적 기능의 가치에 대해 ‘많다’고 응답한 비율이 전년보다 2.2% 포인트 증가했다.

그리고 응답자 중 각각 도시민 60세 이상 79.4%, 농촌 거주 경험자 78.9%, 농촌 거주 가족이 있는 경우 79.1% 등으로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했다.

또한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 유지·보전을 위한 추가 세금 부담 찬반 여부에 대해 도시민의 53%는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찬성한다는 답변은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매우 찬성한다’는 의견은 전년보다 4.9% 포인트 높은 14.5%였다. 매우 반대 및 대체로 반대 의견도 전년보다 3.5% 포인트 낮아졌으나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농정에 대한 만족도 낮아=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농업·농촌 정책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직접적인 수혜자인 농업인의 평균 점수는 2.56점으로 도시민 3.01점보다 낮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농업·농촌 정책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음에 대해농업인의 43.8%는 ‘농업인의 기본적인 삶의 질 보장’을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한 반면 도시민은 ‘안정적 식량공급’(26.7%)이라고 답했다.

2018년 농정 성과 중 현실적으로 가장 공감하는 정책에 대해 농업인 72.2%는 ‘쌀값 회복’이라고 응답했으며, 다음으로 재해지원 확대(60.1%), 직불제 단가 인상(51.4%), 주요 농산물 가격 안정(43.8%) 등의 순이라고 답했다. 도시민은 재해지원 확대(68.6%)를 가장 공감하는 정책이라고 답했고, 주요 농산물 가격안정(59.3%), 쌀값 회복(57.9%), 가축질병 감소(57.5%) 등의 순으로 공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농업정책 중 가장 미흡했던 과제에 대해 질문한 결과 농업인과 도시민 모두 각 44.6%, 36.3%으로 ‘주요 농산물 가격안정’을 가장 미흡했던 정책으로 지적했다. 주요 농산물 가격 안정은 정책의 공감도가 높은 편이었으나, 미흡했던 과제에도 포함돼 향후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정책과제로 해석된다.

특히 2019년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할 주요 농정과제에 대해 농업인과 도시민의 70~74%가 ‘농산물 가격안정’이라고 응답했다.

▲농업인 삶의질 낮게 인식=현재 거주지의 주거환경이나 생활환경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5.0 만점에 농업인은 평균 3.18점, 도시민은 3.49점으로 도시민에 비해 농업인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불만족한다’는 농업인의 응답 비율이 17.2%로 도시민 8.3%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나와 우리 가족의 삶의 질 수준에 대해 한 인식에 대해 농업인의 평균 점수는 2.93점으로 도시인 3.14점인보다 삶의 질 수준을 낮게 인식하고 있다. 특히 삶의 질 수준이 ‘낮다’라고 인식하는 농업인이 22.7%로 도시민 11.2%에 비해 2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농촌복지와 관련한 예산 증대 부분에 대해 도시민의 47.8%는 ‘찬성한다’고 응답해 ‘반대한다’는 응답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을 보였다. 반면 농촌복지 관련 예산 증대에 ‘찬성’하는 응답자는 2016년 59.3%, 2017년 51.3%, 2018년 47.8%로 점점 낮아지고 있다. 적극적인 ‘반대’는 증가하지 않으나 농촌복지 관련 예산 증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더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도시민, 농식품 품질 최우선 선택=도시민이 농식품을 구매할 때 가장 우선하여 고려하는 것은 채소·육류·곡물·과일 모두 ‘품질’이고, 다음으로 ‘안전성’을 고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국내산과 수입 농산물을 어떻게 구매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가격이 훨씬 비싸면 수입 농산물을 구매’한다는 의견이 37.9%로 가장 높았다. 그리고 △‘수입산에 비해 가격이 비싸도 우리 농산물 구매’는 응답 32.7% △‘품질 우수성을 고려해 구매’는 응답 29.3%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 농산물 가격이 비싸더라도 구매하겠다는 비율은 전년대비 8.5% 포인트 높아졌으나 ‘가격이 훨씬 비싸면 수입농산물을 구매’하겠다는 응답도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농식품 구매 시 품질을 최우선 고려하되 국산과 가격차 크면 수입산도 괜찮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동광 기자 leed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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