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평진 기자]

3년 전만해도 ‘고소득 작목’
지역특화작목으로 면적 늘자
2017년부터 가격폭락 시작
“이젠 공짜라고 해도 안 따가”

농식품부 통계 총 1841ha
농민들 3600ha 추산 ‘2배차’
600ha 과원정비 한다지만
“지원금 적고 대체품목 없어”


아로니아 고장임을 자랑하던 충북 단양군. 이곳에서 9900㎡(3000평) 농사를 짓는 김모 씨는 얼마 전 과원정비사업 신청을 했다. 더 이상 소득이 안 돼 묘목을 캐내기 위함이었다. 김 씨는 아직도 팔지 못한 아로니아가 있고 작년에 재배한 물량은 수확 자체를 하지 않았다. 지금도 그냥 나무에 달려있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을까.

그가 아로니아를 시작한 건 5년 전. 매년 3300㎡(1000평)씩 꾸준히 면적을 늘렸다. 군에서는 특화작목 육성 차원에서 지원도 많이 했다. 한주당 4000원에서 5000원씩 하던 묘목은 3000원까지 보조를 했고 지주시설에 대해서는 50% 보조지원을 했다. 2016년까지는 그런대로 괜찮았다. kg당 6000원 정도를 받았다.

“주당 15kg을 수확합니다. 10kg만 수확해도 평당 6만원이 나와요. 엄청 좋은 거지요. 평당 6만원하는 작목이 어디있습니까? 솔직히 kg당 2000원만 받아도 돼요. 약값도 안 들고 인건비도 많이 안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2017년부터 아로니아 값이 급전직하했다. “30톤을 수확했습니다. 10톤은 못 팔아서 버렸어요. 20톤을 도매로 넘겼는데 그 돈도 못 받았어요. 사간 사람이 팔지 못했다고 하니 별수 없지요.”

지금은 시세라는 것 자체가 없다. kg당 1000원 받으면 할아버지다. 공짜로 따가라고 해도 따가는 사람이 없다는 게 농민들의 얘기다.

단양군 매포읍에서 1000평 농사를 짓는 강모씨도 비슷한 경우다. 그는 이미 작년에 농사를 포기하고 군에 굴취비용 지원신청을 했다. 군에서 20농가를 선정해 호당 100만원씩 지원한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의회에서 특화작목으로 육성할 때는 언제고 나무를 캐내라고 하냐며 예산을 삭감했어요. 그래서 지원을 못 받았는데 이번에 신청을 했습니다.”

단양군 아로니아 재배농가는 2017년 기준 337호다. 면적은 정확치 않다. 군에서는 169ha라고 하는데 농민들의 얘기와는 차이가 크다. 이같은 차이는 전국 면적에서도 똑같이 드러난다. 농식품부 통계는 2017년 총 1841ha지만 농민들 추산은 3600ha에 달한다.

전국생산자협의회 홍용식 회장은 “통계가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정부에서는 농업경영체 등록된 것만 확인을 하지만 우리가 확인한 건 훨씬 많습니다”고 말했다.

충북에서 아로니아 면적이 가장 많은 곳은 영동군이다. 군 통계가 300ha나 된다. 학산면 농민들이 많은데 ‘세리단’이라는 포도를 캐내고 아로니아를 많이 심었다. 또 포도폐원을 한 농가 상당수가 아로니아로 돌아선 까닭이다.

농식품부는 600ha에 대한 과원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 예산은 국비와 지방비를 합해 36억원이다. 얼마나 많은 농민들 신청을 할지는 미지수다. 단양군의 경우는 신청자가 많다는 게 농민들 얘기다. 그러나 영동군 농민들은 신청이 저조하다고 한다.

학산면협의회 이강래 회장은 “ha당 600만원이 지원입니까? 그걸 대책이라고 내놓는 거예요?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대체 품목도 없고 지원금이 너무 적습니다”고 말했다.

청주=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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