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동광 기자]

미국, 인도적 지원 재검토 시사
한농연 “40만톤 이상 지원” 촉구


최근 미국 측 북핵 협상의 실무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미 정부의 정책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우리 쌀 지원이 가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해 연말 한국을 방문한 비건 대북특별대표는 “대북 인도적 지원 단체들이 국제적인 대북 제재와 관련 정당한 인도적 지원을 지연시킨다고 우려하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워싱턴으로 돌아가면 북한의 인도적 지원에 대한 미국의 정책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사업을 허용하게 된다면 농업계의 숙원 사업 중 하나인 대북 쌀 지원 방안이 가장 먼저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지난해 4월 27일 역사적인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계기로 농민단체들이 대북 쌀 지원을 포함한 다양한 남북농업협력을 촉구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성명서를 통해 “농업계의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로 40만 톤 이상의 대북 쌀 지원이 통 크게 이뤄져야 함을 정부와 정치권에 강력히 주문한다”며 “통 큰 대북 쌀 지원으로  남북 화해 분위기 조성은 물론 250만 농민 모두가 주름살을 펴고 웃을 수 있도록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적극 나서달라”고 강조해 왔다.

정부도 북한에 대한 쌀 지원에 적극 나설 개연성은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만성적인 식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데다 지난해 곡물 생산량마저 가뭄과 폭염으로 인해 전년대비 3.4% 하락한 455만톤 수준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식량 감소로 인해 어린이들이 심각한 영양수급 불균형에 노출돼 있다는 소식이 국제구호 단체들로부터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식량 원조가 인도적 지원의 최우선 과제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마두환 한농연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문재인 대통령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부터 농가소득 안정과 쌀값 하락을 위해 대북 쌀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라며 “미국도 인도적 지원에 대해 재검토 입장을 밝힌 만큼 정부도 신속하게 쌀 대북지원을 비롯한 농자재 및 종자 지원 등 남북농업협력 방안을 모색해 주기를 기대한다”이라고 말했다.

이동광 기자 leed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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