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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사체 처리 차량도 축산차량으로 관리해야

[한국농어민신문]

충남대학교 동물자원과학부 교수 안희권

‘축산차량등록제’ 안정적 정착 불구
폐사축, 일반 폐기물 형태로 수거 처리
운송차량 등록 안돼 방역 구멍 우려


소와 돼지 약 350만 마리를 살처분했던 2010년 구제역은 국가적으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 유례없는 최악의 구제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축산업의 근간을 흔들 정도로 타격이 컸던 만큼 기존의 가축사육 방법에 대한 축산업계 내부의 자성의 목소리도 강했고 국내 축산업의 고질적 문제점들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개선을 촉구하는 여론도 대단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2010년 국내에서 발생된 구제역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농장 간 감염원인 중 약 67%는 사료, 가축분뇨, 우유 등의 운송차량을 비롯한 축산관계 시설에 출입하는 차량과 관련이 있으며, 약 21%는 농장주를 비롯한 축산업 종사자들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축산업 종사자와 축산업 관련 차량에 의한 질병 전파를 줄이기 위해서는 방역 교육을 강화해 방역에 대한 축산업 종사자들의 인식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역학조사 결과와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정부에서는 현장 실무 중심의 축산관련 종사자 의무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축산관련 시설에 출입하는 차량을 의무적으로 등록해 차량출입정보를 수집·관리하는 등 가축방역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

2010년의 뼈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는 방역대책을 지속적으로 수립해 추진해 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이 재발하는 등 근본적인 방역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어 그동안 정부에서 노력한 만큼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사람이 하는 일이 완벽할 수는 없지만 관심과 노력을 기하면 조금씩 개선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축산차량등록제와 관련해서 일부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언급해 보고자 한다.

축산차량등록제는 신속한 역학조사 및 차단방역을 목적으로 가축사육시설, 도축장, 집유장, 식용란 수집판매업소, 사료공장, 가축시장 등 축산관계시설에 출입하는 차량을 등록하고 GPS 단말기를 장착해 차량 출입정보를 수집·관리하는 제도이다. 축산차량등록제는 2013년 의무적으로 시행된 후 2018년 6월 기준으로 약 5만2000여 대의 차량이 등록될 정도로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있는 제도이다. 특히, 축산차량 운전자는 축산법규와 가축방역 및 질병과 관련된 교육도 정기적으로 이수해야 하므로 축산관련 종사자의 방역인식 제고에 기여하는 바도 크다고 본다.

기존 대부분의 농장에서는 가축사육 과정에서 발생되는 폐사축을 농장 내 퇴비더미에서 퇴비화를 시켰으나 빈번하게 제기되는 악취관련 민원에 대응하거나 농장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폐사축을 위탁 처리하는 것을 선호하는 농가들이 최근 들어 늘어나고 있다. 2016년부터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광역축산악취 개선사업에 참여하는 농가들 중에도 폐사축을 농장에서 퇴비화하지 않고 폐사축을 냉장·냉동시설이 구비된 저장고에 보관한 후 위탁처리 업체에서 정기적으로 수거 하는 방법을 선호하는 추세가 확연하게 늘어나고 있다.

동물의 사체는 폐기물관리법 상 폐기물에 해당되므로 일평균 300㎏ 이상 발생 시 사업장폐기물로 분류돼 열처리기 등 처리시설을 이용해 처리하거나 폐기물 처리업체에 위탁 처리해야 한다. 대규모 사육농가에서 발생되는 폐사축은 일평균 300kg 이상 발생되므로 사업장 일반폐기물에 해당돼 위탁처리 계약을 체결한 폐기물 처리업체에서 사업장 일반폐기물 형태로 폐사축을 수거해 처리하게 된다.

가축 운반차량은 축산차량등록제에서 축산관계시설 출입차량으로 명시돼 있으나 폐사축은 폐기물관리법 상 폐기물에 해당되므로 축산차량으로 등록되지 않은 폐기물 처리업체의 폐기물 운송차량이 폐사축을 운송하는 것이 가능하다. 방역관리에 관심을 많이 두고 있는 지자체의 경우 폐기물 처리업체의 폐사축 운송차량을 축산차량으로 등록해 관리를 하고 있기도 하지만 일부 지자체에서는 폐기물 처리업체의 폐사축 운송차량을 폐기물 운반차량으로만 인식해 축산차량으로 등록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얼마 전 현장조사를 위해 방문한 단지규모 양돈시설의 경우 폐사축을 인근 폐기물 처리업체에 위탁처리하고 있으나 축산차량으로 등록되지 않은 차량이 폐사축을 운반하고 있었다. 우려스럽다고 얘기하는 농장주를 보면서 축산차량등록제가 좀 더 안정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지침을 명확하게 해 현장에서 혼선이 없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

가축전염병 재발 방지를 위해 새롭게 구축한 IT 기반의 국가동물방역통합시스템(KAHIS)과 연계해 축산관계시설에 출입하는 차량 정보를 수집·관리하는 축산차량등록제는 매우 독창적이고 현장 적용성이 높은 제도라고 본다. 축산차량등록제의 일부 부족한 점들을 보완해 나간다면 신속한 역학조사 및 차단방역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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