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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선출하회 떠나는 농가 속출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최저임금에 자재값 상승 이유
내년부터 회비 속속 올려
농가 부담 커지자 이탈 증가
품위 저하 등 악순환 우려
“정부·농협 대책 마련” 촉구


정부와 농협의 주요 유통 시책인 산지 조직화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공선출하회(공동선별 출하조직)에서 농가가 떠나고 있다. 12월을 기해 지역 곳곳에서 선별비와 수수료를 중심으로 한 내년도 공선회비가 책정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유독 빈번했던 이상기후로 인한 자재비 상승에 최저임금 인상, 나아지지 않는 농산물값 등으로 농가들이 부담하는 공선회비가 속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어민신문이 최근 지역의 주요 공선출하회 측에 문의한 결과 다수의 공선출하회에서 회비 인상을 추진하고 있었다. 농협중앙회에서 우수 공선출하회로 선정됐던 A 공선출하회는 올해 딸기 농가 위주인 120여명의 회원 중 10여명의 회원이 떠났고, 내년엔 더 많은 수의 회원 이탈이 우려되고 있었다. 얼마 전 회의를 통해 공선회비를 딸기 2kg 한 상자에 1200원에서 내년 1월 1일부로 1500원으로 300원을 인상키로 결정한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이상기후 속 각종 자재비 상승으로 회비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것이 공선출하회 측의 설명이다.

A 공선출하회 대표는 “최저임금 인상에 4대 보험 적용에다 농산물 생육 특성상 토, 일 근무로 인한 수당 및 농자재비 상승 등으로 공선회비를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며 “전국적으로 딸기 재배면적도 크게 증가해 딸기 가격에 대한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라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전했다.

A 공선출하회처럼 공선회비 인상을 하지 않은 곳도 자체적인 출혈을 감당하고 있었다. 50여 농가가 참여하고 있는 지역의 B 공선출하회의 경우 더 이상의 회원 이탈을 막기 위해 최근 내년도 회비 동결을 결정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어려움은 상당했다. 자체적인 비용 감소 방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B 공선출하회 대표는 “부수비용은 증가하고 있지만 농산물값은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떨어지고 있어 APC(산지유통센터) 자체적으로 선별사를 줄이거나 회식 및 간식비용 삭감, 직원이 수송까지 담당하는 등 경비를 최소화하기로 했다”며 “내년엔 그럭저럭 버틴다손 쳐도 자체 감당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참여 농가가 줄어드는 등 공선출하회가 위축되면 품위 유지, 판로 확보 등 여러 측면에서의 악순환도 우려된다. 공선회 참여 농가가 직접 출하를 전개할 경우 포장이나 선별, 판로까지 도맡아 생산에만 전념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남은 회원의 부담 비용 증가, 유통업체와의 거래 교섭력 약화 등 여러 파생적인 문제도 야기될 수 있다.

이런 상황 속에 공선출하회에선 ‘산지 조직화’를 농산물 유통 정책의 최우선으로 삼고 있는 정부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C 산지유통센터장은 “올해엔 최저임금 인상에 겨울철 냉해와 여름철 폭염 등 기록적인 이상기후로 농자재비가 상당히 많이 들어가 공선회비 인상이 불가피하고, 결국 떠나는 농가도 많다”며 “정부와 농협에서 산지 조직화를 말할 때 늘 공선회를 강조했지만 최근 위축되고 있는 공선출하회와 관련해선 별다른 대책이 강구되지 않고 있다. 새로운 조직을 만들기 전에 현재 있는 곳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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