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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사육 제한거리’보완 필요하다

[한국농어민신문]

안희권 충남대학교 동물자원과학부 교수

농장특성 고려없이 제한거리 일률 설정
축사농가 악취 저감 노력 유인 못해
선진국 사례 참고 합리적 대안 마련을


국내 전체 악취 민원 중 축산관련 악취 민원이 약 35%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축산악취는 사회 전반적인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축산관련 악취 민원은 해가 거듭될수록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고서는 축산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보고된 자료에 의하면 축산 관련 악취 민원은 2014년과 2016년 사이에 약 2.3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축산농가 인근 주민에 의한 빈번한 민원 발생은 축산업에 대한 부적정 인식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축산업이 위축되는 단초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축산분야 악취관리 대책을 적극적으로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최근 들어 많이 제기되고 있다.

축산악취 관련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됨에 따라 정부 규제는 점차 강화될 수밖에 없으므로, 이에 따른 축산농가의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축산농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악취 관리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보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축산농가에서 자발적으로 악취를 저감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는 정책 개발 및 규제 보완 등이 필요하다.

축산농가로 하여금 악취를 자발적으로 줄일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농가의 악취 저감 노력에 대한 혜택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 개발 및 규제 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 환경부는 ‘가축사육 제한거리 재설정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가축사육 제한거리 권고안을 2015년에 지자체에 통보한 바 있다.

개정된 권고안에서는 돼지 3000 두 이상 규모의 사육 제한거리는 기존에 비해 2배인 1km로 강화되었으나 농가의 악취관리 수준은 반영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동일한 사육 제한거리를 적용하고 있다. 악취 저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농가에게 그 노력을 인정해 사육 제한거리를 완화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된다면 축산농가들은 좀 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악취저감 노력을 기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축산 선진국들도 축사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정주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축사 이격 거리와 관련된 기준을 설정해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축사 이격 거리를 ‘적정거리’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으며, 아일랜드의 경우 ‘최소 권고거리’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축산 선진국들은 가축사육두수 및 사육단계, 축사구조 및 분뇨 저장형태, 사료성분, 축사 인근 주거단지 규모 및 형태 등의 요소들을 바탕으로 축사이격거리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농장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가축사육 제한거리를 설정하고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

독일의 경우 1000두 규모 양돈농가의 이격 거리는 분뇨관리 및 환기 방법, 사료 유형 등에 따라 최소 240m에서 최대 390m로 설정돼 있으며, 네덜란드는 축사 인근 부지활용 형태(농업지역, 주거단지, 병원, 공원 등) 및 사육규모를 바탕으로 2000두 규모 양돈농가의 이격 거리를 최소 100m에서 최대 350m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부에서 권고한 우리나라의  1000두~3000두 규모의 양돈농장의 사육 제한거리는 일률적으로 700m로 설정돼 있어 독일이나 네덜란드에 비해 덜 합리적인 기준이라는 생각이 든다.

독일이나 네덜란드의 사례를 참고해 축사구조 및 분뇨 저장형태, 축사 인근 주거단지 규모 및 형태 등의 요소들을 고려할 경우 축산 농가는 물론 많은 국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좀 더 현실성 있는 가축사육 제한거리 기준을 도출할 수 있다고 본다. 이와 같이 보완된 가축사육 제한거리는 축산농가로 하여금 능동적으로 악취관리 노력을 기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축산악취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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