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장철 무·배추 가격이 폭락하면서 농가의 시름이 어느 때보다 깊다. 하지만 정부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아 농가의 원성을 사고 있다. 더욱이 여름철 고랭지 채소를 비롯해 고추 등이 가격 오름세를 보일 때 비축물량 방출 등으로 신속히 대응하던 것과 달리 무·배추 가격이 폭락했는데도 구체적 대책이 없어 ‘이중 잣대’ 정책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농가와 유통인들은 현재 상황이 수급조절매뉴얼 규정상 ‘하락심각’ 단계보다 더한 만큼 산지폐기나 시장격리로 가격안정을 유도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촉구한다.

실제로 시장에서 무·배추는 폭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무의 경우 20kg 상품이 5000~6000원대에 그친다. 이는 정부 수급조절매뉴얼 상 11월 무 하락심각 단계인 7286원에 훨씬 못 미친다. 출하물량 집중과 소비침체 등이 원인으로 출하포기 농가가 속출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월동무 출하가 조만간 시작되는데다 물량도 많을 것이란 ‘최악’의 전망이 제기된다. 배추도 10kg 상품이 5000원 내외로 6000원 이상을 예상한 것과 거리가 멀다.

이는 채소가격이 비쌀 때 대처하던 정부 모습과 대조를 보인다. 장관이 직접 강원도 고랭지채소 재배지 등을 방문하는 등 가격안정에 집중하던 것과 달리 가격이 폭락할 때는 방관하거나 느리게 대응한다는 비판이다. 정부 대응은 지난달 김장채소 수급안정 대책에 그친다. 무 2000톤 수매비축과 추가수매 검토 이외에는 없다. 따라서 무·배추 가격 안정을 위한 폐기와 시장격리로 농업인들의 시름을 덜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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