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평진 기자]


사과 저온저장고에 많이 쓰여 
습도 일정해져 적정 수분 유지
각도 조절·타이머 설정도 가능


경북 청송군에서 사과 1만평 농사를 짓는 김현일 씨는 얼마 전 초음파 가습기를 설치했다. 저온저장고 면적이 60평이나 돼 습도를 맞추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천장이 높아 바닥에 물을 뿌려주는 방식으로는 습도유지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저장고내 습도를 항시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해주는 가습기를 설치했다.

“사과를 지게차로 높이 올려서 쌓아 놓고 있는데 위에까지 습이 안갑니다. 그러면 장기 저장이 어렵고 감모되는 양도 적지 않기 때문에 설치를 한 겁니다.”

김 씨처럼 최근 들어 가습기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사과 농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설을 지나 다음해 6월, 7월까지 장기 저장을 하는 농가에서 많이 찾는 것이다. 농가 수요가 늘어나면서 지원 사업을 하는 지자체도 있다.

초음파 가습기는 저온저장고를 보유한 농가에 제격이다. 보통은 바닥에 물을 뿌리거나 부직포를 깔아놓고 물을 뿌려주는 방식으로 습도를 유지한다. 그러나 습이 일정치 않고 저장고 벽면과 윗부분까지 수분이 미치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사과 표면이 마르는 현상이 발생한다. 감모가 생기는 것이다. 농가마다 차이는 있으나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까지도 감모가 발생한다. 이럴 경우 사실상 저장을 해서 얻는 이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더 좋은 값을 받기 위해 저장을 하는 것인데 감모가 나면서 손실이 늘어나는 것이다.

보통 저온창고는 습도가 50% 미만이다. 이 때문에 과실의 수분이 지속적으로 날아가면서 중량이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때 초음파 가습기를 가동하면 습도가 일정해져 과실의 수분을 적정한 수준에서 유지할 수 있다. 또 미세한 입자 상태로 분사돼 저장고 벽면과 상층부 까지 고르게 습이 확산된다.

초음파가습기는 살포 각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고 보통 90% 수준에서 습도를 맞춘다. 가동시간은 창고 크기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두 시간에서 네 시간 간격으로 10분에서 30분 정도 가동하면 된다. 타이머로 쉽게 조작을 하기 때문에 사용이 편리하다.

4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농민들이 사용하기 시작해 최근에는 부쩍 설치 농가가 늘고 있다. 장기적으로 저장을 하는 농가에서는 필수적인 장치로 인식되고 있다.

사용농가 대부분은 감모율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초음파가습기는 산업 현장에서도 사용되는 제품이다. 겨울철 습도가 낮아지면서 전자회사, 섬유공장, 화학공장, 인쇄소 등에서 주로 찾는다. 농축산업 분야에서는 버섯재배사, 양돈장, 양계장, 동충하초 재배사, 곤충재배사 등에서 사용한다. 충북 청주시 소재 ㈜매경에서 공급하고 있다.

청주=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문의 : 043)213-4121
 

#농가사례1/경북 의성군 최병태 씨
"타이머 셋팅하면 알아서 작동"

의성군에서 사과 농사 7000평을 짓는 최병태 씨. 그는 저온창고 규모가 20평이다. 보통 콘티상자 2500개 가량을 저장해 다음해 7월까지 장기 저장을 한다. 장기 저장을 하다 보니 습을 맞추는 게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이전에는 호스를 저장고까지 연결해 바닥에 물을 흘려주는 방식으로 습도를 맞췄었다. 딱히 주기는 없고 바닥에 물이 마르면 그때그때 물을 흘렸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저장을 하다 보니 문제가 발생했다. 3월말부터 사과의 품위가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3월부터 7월까지 많으면 30%까지 골은 사과가 나옵니다. 겉이 쭈글쭈글해지면서 곯기 시작하는 겁니다. 이런 사과는 상품성이 없기 때문에 손실이 크지요.”

그래서 최 씨가 선택한 게 초음파 가습기다. “습도를 90%로 맞추고 타이머를 셋팅해 놓으면 알아서 작동이 되니까 신경 쓸 게 없지요. 쭈글 거리는 사과가 거의 안 나옵니다. 3월 이후 까지 저장을 하는 농가라면 필수입니다.”

그의 경우 보통 20%에서 30% 가량 감모가 발생했다고 한다. 가습기를 설치하고 이 같은 손실을 막았으니 상당한 이득을 본 셈이다. 그는 세 시간 주기로 15분씩 가동한다.


#농가사례2/전북 정읍시 최인규 씨
"저장고 상층·벽면 고르게 퍼져"

초음파가습기를 가정 먼저 사용하기 시작한 농가중 한 명이다. 3년 전에 설치를 했고 올해 4년차에 들어선다. 7500평 사과 농사를 짓는데 부사가 5000평 가량 돼 저장 물량이 많다. 15평 저장고 두 개를 가동하고 있고 연간 평균 4200개에서 4300개를 저장한다.

정읍시 사과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GAP 인증사과를 생산해 친환경 매장에 직접 납품을 한다. 그래서 여름 사과가 나오기 전인 8월까지 저장을 한다. 매달 일정물량을 매장에 납품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래 저장을 하다보면 병도 생기고 습도 유지가 일정치 않아 감모가 많이 발생했다. 다른 농가와 마찬가지로 쭈글쭈글해지는 사과가 생기면서 상품성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그래서 선택한 게 초음파가습기였다.

“바닥에 물을 뿌려서는 습도 유지가 잘 안됩니다. 상층부까지 고르게 안 퍼져요. 벽면 쪽으로도 습이 부족해서 상품성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요. 방법이 없을까 고민 하다가 가습기를 설치했습니다.”

그는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우선은 감모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사과 상품성도 좋아 싱싱한 상태를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다. 최 씨의 경우 두 시간 주기로 20분씩 가동을 한다.
 

#농가사례3/경북 영주시 권상태 씨
"쭈글거리는 사과 하나도 없어"

사과 6000평 농사를 짓는 권 씨는 저온창고가 20평 규모다. 보통 콘티상자 2500개에서 3000개를 저장고에 보관했었다.

그는 직거래 물량이 저장 물량의 절반 정도에 달해 장기 저장을 해왔었다. 보통 다음해 6월에서 길게는 7월까지 저장을 했다. 정기저장을 하다 보니 문제가 되는 게 하나 있었다. 사과 감모분이 적지 않게 발생하는 것이다.

“4월이나 5월정도 되면 골은 사과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맨 꼭대기에 있는 사과에서 많이 나옵니다. 중간이나 아래는 덜한데 위쪽은 꽤 나옵니다.”

저장고 상단의 사과가 쪼그라드는 이유는 냉각팬 때문이라고 한다. 팬이 높게 설치돼 있어 상단의 사과가 찬바람을 그대로 맞는 것이다. 권 씨는 이전까지 저장고 바닥에 물을 흘려주는 방식으로 습을 보충해왔었다. 그러나 날씨가 추워지면서 살얼음이 끼고 나중에는 얼음이 꽤 두껍게 언다고 한다.

“1주일에 한 번꼴로 물을 뿌렸지요. 물이 다 없어지면 또 뿌려주고 하는데 번거롭습니다.”

그는 작년 12월에 가습기를 설치했다. 올 여름까지 사용을 해봤는데 편하고 경제적이라고 한다. 우선은 감모율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쭈글거리는 사과가 하나도 없어요. 제로예요. 습도를 90%로 맞춰놓기만 하면 되니까 편합니다.”


#농가사례4/경북 청송군 윤인섭 씨
"겉 안마르고 선도 오래 유지"

사과 9000평 농사를 짓는 윤 씨는 후지가 8000평이다. 바로 출하하는 물량보다 장기 저장하는 물량이 많은 것이다. 그는 주변에서 가습기를 설치한 농가를 보고 작년에 구입을 했다. 15평 저장고 두 개를 가동하고 있는데 평균 3000개에서 4000개 가량을 저장한다.

저장하는 시기는 해마다 다르지만 올해 같은 경우는 6월말까지 저장했었다. 직거래 물량이 30% 정도 되고 나머지 70%는 도매시장 출하를 한다. 직거래는 연중 꾸준하게 주문이 오기 때문에 장기 저장이 불가피하다. 도매시장도 시세를 감안해서 내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저장을 해왔었다.

윤 씨는 이전까지 바닥에 물을 뿌려주는 식으로 습도를 유지했었다. 그러나 습이 일정하지 않아 상부를 중심으로 상품성이 떨어지는 물량이 발생했다. 수분이 증발하면서 쭈글 거리는 사과가 나오는 것이다.

“습이 부족하면 사과 수분이 날아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물을 뿌리지만 번거롭고 또 고르게 퍼지지 않아 문제가 있었습니다.”

1년가량 가습기를 사용해보니 이전과는 다른 결과를 확인했다. 겉이 마르는 사과가 전혀 없고 선도가 오래도록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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