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지난 5~9일 유동인구가 많은 신분당선역인 양재시민의숲역에서 진행된 ‘잘 피고 오래가는 국화·백합 콘테스트’는 화훼 관련 정책과 사업이 나아갈 많은 것을 미리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우선 주최 측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사업센터는 행사 장소를 기존 화훼공판장에서 지하철역으로 옮겨 진행하며 꽃을 소비할 시민들 곁으로 다가갔다. 무료하게 지나쳤던, 혹은 삶의 현장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야했던 시민들에게 지하철 보행길에 전시된 꽃은 삶의 활력을 지펴주는 등 꽃이 갖는 위대한 기능을 자연스레 체득할 수 있게 해줬다.

5일간 진행되고 난 뒤 행사 뒷모습도 인상 깊었다. 전시된 꽃을 시민들에게 나눠주며 하루의 마무리를 활력 있게 마칠 수 있게 해준 것이다. 추측컨대 꽃을 들고 들어선 집에선 꽃으로 인해 또 다른 이야기꽃을 피었을지 모른다.

콘테스트 시상식도 의미 있었다. 시상식을 행사가 끝나고 난 6일 뒤인 15일 전국의 백합 농가들이 모인 행사였던 한국백합생산자중앙연합회(백합 소비 촉진 및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워크숍 자리에서 진행했다. 대부분의 콘테스트 시상식이 행사 중이나, 주최 측이 마련한 자리에서 진행되지만 이번 시상식은 많은 농가에 알려 격려하고 더 나은 꽃 생산도 유도하기 위해 생산자단체 행사에서 진행한 것이다.

더욱이 워크숍에선 콘테스트에서 꽃을 본 시민들의 반응과 인터뷰를 영상으로 제작해 보여줘 생산자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직거래(?) 역할까지 했다. 영상을 접한 백합 농가들은 자신들이 직접 재배한 꽃을 본 소비자들이 즐거워하는 것을 확인한 뒤 박수를 치며 화답키도 했다.

종합적으로 이번 잘 피고 오래가는 국화·백합 콘테스트는 ‘좀 더 소비자 속으로, 좀 더 생산자와 가까이’를 외치며 우리 화훼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줬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화훼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화훼산업 대책이 마련되는 등 침체됐던 화훼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다양한 정책 및 사업이 전개될 예정이다. 부디 이번 잘 피고 오래가는 국화·백합 콘테스트와 그 뒷이야기가 앞으로 펼쳐질 화훼 관련 정책 및 사업에 오래도록 지침서가 돼 화훼산업이 다시 피어나길 기대해본다.

김경욱 유통팀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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