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강재남 기자]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한 송이버섯의 답례로 제주산 감귤 200톤이 북한으로 전달됐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이에 대해 “제주감귤이 남북평화와 농업교류의 신호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지난 11일 서귀포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제23회 농업인의 날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대회’에 참석 “당도 12브릭스 이상으로 엄선한 제주산 감귤 200톤이 오늘 아침 8시 군 수송기를 타고 북한으로 출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원 지사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답례품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송이버섯을 보냈는데 우리는 답례품으로 제주 감귤을 보내게 됐다”며 “북한의 주요 인사들을 비롯해 북한 주민들에게도 감귤 맛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양에 돈사를 지어놓은 상태로 아직은 흑돼지를 넣어 놓지 못했지만, 남북교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제주 흑돼지도 평양에서 번식하면서 북한 주민들에게까지 제주 흑돼지의 우수성과 맛을 널리 전파하는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도에서는 현재 흑돼지 양돈지원 사업을 비롯해 △감귤 보내기 사업 △제주-북한 평화 크루즈라인 개설 △남북한 교차관광 △한라산과 백두산 생태·환경보존 공동협력 △제주포럼 북측 대표단 참석 △남북 에너지 평화협력 사업 등 ‘5+1 남북교류 협력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제주 농민들도 이번 답례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냈다. 현진성 한농연 제주도연합회 수석부회장은 "제주감귤이 남북평화의 마중물 역할을 하게돼 제주감귤농가들은 기뻐하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로 남북농업교류가 다시 시작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1일 오전 8시 군 수송기 C-130에 10kg 기준 제주감귤 5000상자를 싣고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한 것에 이어 12일까지 총 4차례에 걸쳐 10㎏ 2만상자를 북측에 전달했다.

제주도는 지난 1999년부터 2010년까지 12년 동안 감귤·당근 북한 보내기 등 ‘비타민C 외교’를 통해 교류협력을 선도해 왔으나, 지난 2010년 천안함 사태로 인한 5·24 대북조치와 UN 및 미국의 대북 제재로 인해 중단된 상태였다.

제주감귤이 답례품으로 첫 북한 수송이 이뤄짐에 따라 지난 2010년 5·24 대북조치 이후 중단됐던 제주 감귤보내기 사업이 재개될 것인지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서귀포=강재남 기자 kangjn@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