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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색해진’ 국산 콩산업 발전 원년 선언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올해를 국산 콩 산업이 발전하는 원년으로 삼겠습니다.”

이는 지난 4월 3일 대전광역시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논 타 작물 재배 확대와 국산 콩 소비 활성화를 위한 생산농가 결의대회’에서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가 한 말이다.

당시 농식품부는 이 발언과 함께 “정부의 타 작물 재배 사업에 적극 동참해 콩 재배가 늘어날 수 있게 해 달라. 정부에서도 국산 콩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기울여나가겠다”고 300여명의 콩 재배 농민 앞에서 확약했다.

그로부터 6개월 남짓 지나 콩 수확기가 도래한 최근, 국산 콩 산업은 당시 발언과는 정반대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수확의 기쁨을 만끽할 새도 없이 정부 산하기관인 한국소비자원과 다수의 언론에 의해 발생한 ‘국산 콩과 수입산 콩 두부의 단순 가격 비교’에 국산 콩 가치가 평가절하 됐고, 국산 콩 판로에도 찬물이 끼얹어졌다.

연중 가장 바쁜 수확기를 맞아 콩 수확에 전념해야 할 콩 농가들은 직접 소비자원을 항의 방문하고 수입산 콩 두부의 GMO(유전자변형) 검출 여부를 밝히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다.

콩 농가들만이 외롭게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최근 일련의 일들은 국산 콩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번 사태는 농업 관련 이외 정부 기관과 언론에서 국산의 가치를 어느 수준으로 여기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선도’와 ‘유통 거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신선식품의 평가를 단순 성분 분석 및 가격으로 결정지은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는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로컬푸드나 직거래, 푸드플랜 등 문재인정부의 먹거리 정책과 대치되는 면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문제에 대해 콩 농가 이외 농업계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고 있다. 특히 국산 콩 산업 발전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농식품부나 GMO 표시제도 강화를 주도해야 할 국회는 어떤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언론 보도가 나오고 보름이 지나도 조용하다. 그러는 사이 기사 댓글을 통해 ‘지금까지 국산 콩 두부만 사 먹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네’라는 등의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됐고, 실제 소비로까지 이어질 개연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다 자칫 취재 과정 중 만난 한 콩 농가의 푸념이 현실이 될까 우려스러워 그의 말을 전한다.

“(이렇게 가다간) 올해가 국산 콩 산업이 후퇴하는 원년이 될 수 있습니다.”

김경욱 유통팀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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