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협 ‘돼지 유통 심포지엄’

구제역 발생 전후 가격 근거로
kg당 6500~7300원 상승 전망

올해 생산량 전년비 4% 증가
내년에도 올해비 2.3% 늘 듯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우리나라에서 발생할 경우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이 단기적으로 급등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는 대한한돈협회가 ‘칼날 위에 선 돼지고기 유통시장, 길을 묻다’를 주제로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최근 진행한 심포지엄 중 언급된 내용으로, 육류 유통 전문가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이슈 등으로 인한 유통시장 영향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2019년 돼지 가격 전망 및 수급 분석’에 대한 발표를 진행한 한국농촌경제연구의 한봉희 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돼지고기 생산량은 전년 대비 4% 증가한 93만7000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사육 마릿수(1130만 마리) 증가로 도축 마릿수가 1738만 마리까지 4%정도 늘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육 마릿수 증가는 지속되고 있는 가격 호조세로 인해 후보돈 입식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이 분위기는 내년에도 이어진다는 게 한봉희 연구원의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모돈 수 증가로 자돈 생산이 늘어나 2019년 국내 돼지 사육 마릿수는 1140만~1160만 마리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봉희 연구원은 사육 마릿수 증가는 도축 마릿수도 늘어나게 해 내년 도축 마릿수는 올해보다 증가한 1790만 마리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돼지고기 생산량도 올해와 비교해 2.3% 늘어난 94만6000톤에 이를 것으로 진단했다. 결국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올해 평균가격인 kg당 4500원에 미치지 못하는 4100원~4400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한봉희 연구원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 발병하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심포지엄에 참석한 또 다른 전문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시 국내 돈육 가격 상승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이슈에 따른 유통시장 파급 분석’에 대한 발표를 진행한 권영철 미트저널 국장은 2010~2011년 구제역 발생 전후의 돼지고기 가격 변화 추이를 근거로 “2010년 구제역 발생 당시 11월 kg당 평균 3963원이었던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이 2011년 1월 중순 이후에는 6529원까지 올라갔다”며 “이런 구제역 상황에 비춰볼 때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면 돈육 평균 가격은 kg당 최소 6500원에서 최고 7300원까지 급등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올해 돼지고기 수입량이 미국과 EU 등 주요 수입국의 돼지고기 단가 하락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한 44만3000톤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벨기에 등 유럽 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들 국가에서 수입되는 물량이 전체 수입 돈육의 3% 수준으로 미미해 수입량에는 영향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 하지만 내년에는 국내 수입 돼지고기 재고 누적으로 수입량이 올해보다 18.7% 감소한 36만톤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또한 중국 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이 장기화 될 경우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량 확대 여파로 우리나라의 수입단가는 상승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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