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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 내년 2~4월 사이 감염 위험 높아”양돈 기자단 간담회

설 맞아 중국과 왕래 빈번
사람간 이동이 최대 위험요소

국내 양돈장서 발병 시
100만~350만마리 피해 우려
초기 대응으로 확산 차단 관건
농가 조기신고·차단방역 만전을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국내 발병은 시간문제로, 단기적으로는 내년 2~4월 사이가 국내 감염 위험 시기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이해도 제고 및 양돈 농가들의 대응 방안 모색을 위해 마련된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 전문가인 김현일 옵티팜 대표와 정현규 도드람양돈농협동물병원장이 언급한 내용으로, 이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국내 발생 시 확산 방지를 위해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발생 가능성은=이번 간담회에서 두 전문가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국내 발생 가능성에 대해 ‘시간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다른 축산 질병의 국내 유입 속도와 검역 상황 등을 감안할 때 수년 내 국내 발병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 것.

정현규 원장은 “국내 양돈 전문가들은 3년 전부터 5년 내에 중국이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될 것으로 예측했는데, 그보다 조금 빨리 왔다”며 “구제역보다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의 장거리 전파력이 약하지만 1997년 대만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2000년에 우리나라에 구제역이 들어온 상황 등을 감안하면 3년 내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현규 원장은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내년 2~4월 사이가 발병 위험 시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 원장은 “구제역의 경우도 2~4월에 많이 발생했고, 또 이 때 음력설이 있어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주요 감염원으로 꼽히는 중국과의 왕래가 빈번해진다”며 “특히 국내 양돈장 종사 인력의 20%가 중국 사람들로, 이들의 이동이 상당한 위험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일 대표는 국내 발병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이유에 대해 국내 공항 검역 상황을 근거로 제시했다. 김 대표는 “중국을 포함, 해외 여행객의 휴대물품(축산 가공품 등)을 통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우리나라로 들어올 수 있는 경로는 비행기와 배 두 가지인데, 배를 이용하는 여행객의 휴대물품은 전수조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공항에서의 전수조사는 불가능하다”며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관광객만 하루 8만5000명이 넘고, 이 가운데 80%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국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일 대표에 따르면 인천공항 검역 인력을 최대한 가동할 경우 가능한 휴대물품 검사 비율이 12~14% 정도로, 현재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들어올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구간에서 집중 검사를 하고 있지만 그냥 지나치게 되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김 대표는 “검사가 이뤄지는 휴대물품 중에서 불법 휴대물품으로 적발되는 것 만해도 하루 500건 정도인데, 그 중 절반이 축산물”이라며 “양돈 전문가들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건 시간문제라고 하는 이유가 이런 모든 상황을 감안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예상되는 피해 규모는=이날 간담회에서 정현규 원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 양돈장에 발생할 경우 돼지 100만 마리에서 최대 350만 마리까지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원장은 “국내 구제역 발생으로 최대 350만 마리의 돼지가 살처분 된 적이 있는데,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백신이 없기 때문에 초기에 질병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3개 농장까지 확산되면 그러한 최악의 상황으로 갈 수 있다”며 “최악의 상황이 아니더라도 약 100만 마리 정도는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고 질병 발생 농장의 경우 완벽한 바이러스 퇴치가 어려워 사실상 재입식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현규 원장은 도축장 감염 여부도 질병 확산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 원장은 “거점도축장과 대규모 도축장이 감염될 경우 이를 통해 질병이 확산될 가능성이 많고, 도축 중단으로 인해 엄청난 혼란도 겪게 될 것”이라며 “농가를 대상으로 질병 의심축이 발생하면 일단 출하차량에 싣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농가 대응 방안은=정현규 원장과 김현일 대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국내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어려운 만큼 발병 시 확산되지 않도록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일 대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 발생했을 경우 얼마나 초기에 잡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조기 신고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제라도 우리 양돈 농가들이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특히 질병 발생 의심 상황을 100%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대표는 이어 “농가들에게 ‘국경 검역은 질병 감염 가능성을 일부 차단해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시켜 농가 스스로 차단 방역에 노력하도록 해야 한다”며 “농가 입장에서 보면 구제역과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방역을 위해 해야 하는 일이 비슷해 기존에 하던 것에서 방역 수준을 더 높이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정현규 원장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에 대비해 개별 현장 행동지침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원장은 “양돈 농장이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로 오염됐을 때 도축장이나 주변 농장에서 해야 할 일이 모두 다르다”며 “때문에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긴급행동지침(SOP)과 별도로 사전에 개별 현장 행동지침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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