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협회, 전문가 대상 설문결과

“사육두수 조절 제때 안하면
2011~12년 폭락사태 재현 우려”
응답자 83% “수급조절” 주장


한우 관련 전문가들이 한우 사육두수 증가에 따른 한우 가격 폭락에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인 수급조절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현재 한우가격과 송아지 가격이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가임암소 및 전체 한우 사육두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전국한우협회가 한우사육두수 증가로 인한 소값 폭락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와 함께 미경산 한우 비육 사업을 추진하며 최근 한우 및 축산 관련 업계 전문가 70여명을 대상으로 선제적 수급조절의 필요성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는 수급조절 정책 시행 시기에 대해 생산자들과 일부 정부 관계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7월 기준, 이력제 상 한우 사육두수는 299만 마리로,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말에는 사육두수가 300만 마리에 육박하고 2019년에는 320만 마리까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선제적인 사육두수 조절 정책을 시행하지 않을 경우 지난 2011~2012년과 같은 심각한 소 값 폭락이 우려된다는 게 한우 사육 농가들의 의견이다. 반면, 정부 기관 관계자를 비롯한 일부에서는 명절 수요 등을 고려할 경우 올해 연말 사육두수가 300만 마리 수준까지는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며 수급조절 정책 시행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한우협회가 사료업체·중도매인·학계·육가공업계 등 한우산업 관련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3%가 ‘선제적인 수급조절이 필요하다’는 답변을 내놨으며, ‘선제적 수급조절은 지금이 적기’라는 응답도 50%가 나왔다. 정부 및 유관기관 관계자와는 달리, 한우 산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현장 전문가들은 현 한우 수급 상황에 적신호가 들어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응답자의 63%가 현재 분위기와 같이 한우 사육두수가 증가할 경우 ‘3년 후에는 한우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한우고기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0%가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한우고기 시장이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응답한 전문가는 50%였으며, 8.6%의 전문가만이 시장을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김홍길 한우협회장은 “미경산 한우 비육 사업은 과거와 같이 한우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폭락 사태를 막기 위해 농가 스스로 사육두수를 조절하려는 것”이라며 “이 사업의 성공을 통해 한우 농가들이 2012년과 같은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농가의 적극적인 관심과 정책당국의 원활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경산 한우 비육 사업은 지난달 개최된 한우자조금 대의원회에서 이 사업에 자조금 예산 40억원을 사용하는 것으로 통과됐으며, 농림축산식품부의 최종 승인 후에는 한우협회 차원에서 사업 참여 희망 농가들을 대상으로 미경산 한우 비육 사업의 목적 및 시행 요령 등에 대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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