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억4000만 달러 기록
바나나·오렌지·포도·체리 순
봄~초여름 사이 수입 집중
국산 과일·과채시장 타격


2010년 이후 매년 과일 수입액이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2012년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발효 이후 미국산 수입이 급증하고 있고, 계절별로는 봄부터 초여름 사이 수입이 집중돼 이 시기 본격 출하되는 국내산 과채류 시장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 3일 최근 10년간 과일 수입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보면 지난해 과일 수입액은 12억4000만달러, 수입 중량은 83만4000톤으로 2008년 대비 각각 136.1%, 58.3% 증가했다. 2010년 이후 수입 금액이 매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 올 들어서도 1~7월 과일 수입액은 1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6% 늘어나며,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2017년 금액 기준 과일 수입 품목은 바나나(29.4%), 오렌지(17.8%), 포도(12.9%), 체리(12.9%), 키위(5.3%) 순으로 높은 비중을 점유했다. 이어 파인애플(5.2%), 망고(4.1%), 레몬(3.1%), 자몽(2.5%), 아보카도(2.4%)가 상위 10대 수입 품목에 들어갔다. 특히 망고 수입액은 최근 10년간 701.2%, 전년과 비교해도 10.5%나 늘어났다. 아보카도 수입액 역시 최근 10년간 1458.3%, 전년과 비교해서도 155.7% 급증했다.

국내 최대 수입 품목인 바나나의 경우 필리핀산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에콰도르산 수입 비중이 커지면서 수입국이 다변화되고 있다. 필리핀산 바나나 수입 비중은 2015년 90.5%에서 2017년엔 78.8%로 줄어들은 반면 에콰도르 바나나 수입 비중은 2015년 1.4%에서 지난해엔 9.7%까지 늘었다.

과일 수입 국가는 금액 기준 미국(38.3%), 필리핀(28.6%), 칠레(11.6%), 뉴질랜드(5.1%), 태국(3.0%) 순이었으며 미국은 2012년 이후 2014년을 제외한 모든 해에 필리핀을 제치고 과일 수입 1위 국가를 차지했다. 이는 2012년 한미 FTA 발효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과일 수입 단가도 치솟았다. 지난해 과일 수입 단가는 kg당 1.49달러로 2008년 대비 49.2% 상승했다.

계절별 수입 동향을 보면 최근 10년간 과일은 봄부터 초여름 사이에 수입이 집중되는 계절적 특성을 보였다. 3월 14.5%, 4월 17.5%, 5월 12.5%, 6월 10.3% 등 3~6월 수입 비중이 54.8%나 됐다. 한창 출하되는 딸기, 토마토와 출하가 본격 전개되는 참외, 수박 등 과채류 시장의 타격이 우려된다. 과일류 역시 사과·배 등 저장과일 출하가 늦어지는 원인이 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과일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다양해지고, 망고와 아보카도 등 열대과일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과일 수입 증가는 지속될 것으로 관세청은 전망했다.

마성진 성주참외원예농협 유통센터장은 “참외는 2~3월 출하가 시작돼 여름철까지 집중 출하된다”며 “특히 올해엔 작황이 좋지 않아 생산량이 안 나오는 등 어느 때보다 힘든 상황에서 시장엔 수입과일이 넘쳐나 농가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전했다. 마 센터장은 “인구 절벽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속에 과일 수입이 증가하면 갈수록 국내산 과일·과채 시장의 어려움은 어렵고, 심각해질 수 있다”며 “내수 소비를 다양화할 수 있는 방안과 수출 활로 등 다각적인 과일·과채 산업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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