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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간 태풍 ‘솔릭’···제주·전라 곳곳에 ‘상처’
▲ 제19호 태풍 ‘솔릭’이 우리나라에 상륙해 농작물과 농업시설물, 양식장 등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당초 예상보다 태풍의 위력은 약했으나, 피해 농가에선 가뭄과 폭염에 이어 태풍까지 잇단 자연재해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게 됐다. 사진 위쪽은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망고 농가에서 태풍으로 하우스가 넘어간 모습이고, 아래쪽은 전남 순천시 낙안면 배농가에서 낙과피해가 발생한 사진이다.

당초 예상보다 위력 약화 불구
양식장·하우스 등 시설물 파손
수확 앞둔 과수 낙과피해 속출


제19호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지나면서 제주도와 전라도 지역에 농작물 및 농업시설물 피해가 발생했다. 당초 예상보다는 태풍의 피해가 크지 않았지만, 강한 바람에 수확기를 앞둔 과수에 낙과피해가 발생하는 등 농작물 피해가 적지 않았다. 특히 일부 농가들은 올 봄 냉해에서부터 가뭄과 폭염까지 겪은 터라 이번 태풍으로 이중, 삼중고에 처한 상태다.

가장 먼저 태풍 ‘솔릭’의 영향권에 든 제주도는 24일 오전 현재 농경지 침수 2703ha, 비닐하우스 전파 2동 등 4840여만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도는 피해신고 접수가 시작되면 피해 규모가 현재보다 많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태풍 솔릭은 24일 오전까지 한라산 윗세오름 1014mm, 제주 299.3mm, 서귀포 124.4mm, 성산 107.4mm, 고산 109.5mm 등 많은 비를 뿌렸다. 풍속 역시 한라산 진달래밭이 초속 62.0m를 기록하는 강한 바람이 불었다.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을 동반한 태풍 솔릭으로 1명이 실종되고 1명이 부상을 입는 인명피해가 발생했으며, 제주지역에서만 1만4639가구가 정전피해를 입었다. 이 외에도 축사 및 양식장 지붕 붕괴, 선박 전복 등 247건의 시설 피해가 발생했다.

안홍범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동광리장은 “개화시기를 맞아 열매 맺는 것만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태풍으로 피해가 막심하다”면서 “강풍으로 꽃이 다 날아가고 침수 피해로 작물이 누워버려 수확량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호소했다.

피해 현장을 찾은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태풍을 대비했으나 바람이 특히 강했던 지역에서 양식장, 비닐하우스 등 시설물 피해를 입었으니 얼마나 상심이 크겠냐”며 “행정에서 현장의 실질적인 피해 상황들을 체크하고 가능한 방법들을 강구해 쓰러지고 좌절한 농가와 어민들이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힘을 돕겠다”고 말했다.

전남 지역에서는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여수 남면에 초속 32.7m, 목포에 14.3m의 강풍이 불고, 신안 가거도에 318.0mm의 폭우가 쏟아지는 등 평균 121.7mm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해남과 진도, 강진 등에서 농경지 35ha가 침수나 쓰러짐(도복) 피해가 발생했고, 완도의 전복양식장 가두리 일부가 유실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연간 5500톤의 배를 생산하고 있는 순천 낙안면에선 낙과 피해가 컸다. 시에 따르면 추석 전 수확을 앞둔 낙안배의 50% 가량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태풍이 지난간 뒤 김영록 전남도지사도 침수 피해가 발생한 해남군 황산면 옥동리 들녘을 찾아 벼 생육상태를 살피고 피해 복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전북지역에서도 사과 낙과와 벼 도복 등 일부 농작물에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도에 따르면 장수지역에서는 사과 낙과 2ha, 벼 도복 0.5ha, 남원지역에서는 벼 4.4ha가 도복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도는 14개 시군 농촌지역 현지 조사가 이뤄지면 침수, 도복, 낙과 등의 피해 면적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북 장수군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류기행(장수사과영농조합법인 이사·한농연장수군 부회장)씨는 “이번 태풍은 다른 태풍에 비해 강력한 바람은 아니었지만 지형에 따라 바람 세기가 달랐다”면서 “바람이 강한 곳에서는 일부 사과나무가 넘어지고 부러지는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 지역 사과는 지난 봄 냉해로 인해 과일도 많이 달려있지 않은 상황 속에 태풍 피해를 입게 된 것”이라며 “주변 농가들을 보니 이번 태풍으로, 5∼15% 정도 낙과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돼 냉해에 태풍까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응급 복구 신속 지원 2차피해 예방 만전을”

이와 관련 농림축산식품부는 24일 오전 농식품부 재해대책상황실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태풍 피해상황을 점검했다.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은 “과수낙과와 농작물 침수 등 전국 피해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병충해 등 2차피해 예방을 위한 응급복구 지원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농협중앙회도 24일 본관 종합상황실에서 태풍 ‘솔릭’ 상륙에 따른 피해 상황 파악 및 복구지원을 위해 ‘태풍 피해복구 제7차 농협재해대책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를 주관한 농협중앙회 김병원 회장은 “올해 유난히도 자연재해가 많아 어느 해보다 힘들게 지켜온 올해 농사”라며 “이번 태풍으로 인해 허망하게 망치게 된 피해농업인의 아픈 마음을 헤아려, 신속한 복구지원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협은 이번 태풍에 피해를 입은 농업인 복구지원을 위해 △영양제·살균제·생육촉진제 등 할인공급 △침수로 인한 비료·사료 전량 무상교환 △계통공급으로 설치하여 파손된 하우스용 필름 무상지원 △낙과 등 품위저하 농산물 긴급수매 및 특판행사 추진 △신속한 재해보험 손해평가 및 보험금 50% 선지급 △임직원 재해복구 일손돕기 등 태풍피해를 조기에 복구할 수 있는 다양한 대책을 시행키로 했다.

전국종합=양민철·강재남·김종은·김관태 기자 yangmc@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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