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올여름 휴가철 출입국 이용객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인천국제공항은 지난 1월 18일 제2여객터미널을 개장했다. 이용객 증가에 따른 터미널 혼잡과 출국시간 지연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간 18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신규 여객 터미널을 개장한 것이다. 이날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도 의미가 남달랐다. 제2여객터미널에 입점한 SM면세점과 협력해 국제공항 면세점 내에 ‘코리안 고메 마켓(Korean Gourmet Market)’이라는 수출 농식품 판매홍보관을 개설한 날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대표 출입국 관문인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우리 중소 식품기업들이 생산한 우수 농식품을 홍보하면서 판매까지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는 것은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사업 모델이다. 농식품 판매홍보관의 공항면세점 진출은 시내 면세점에서부터 시작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HDC신라면세점 간에 체결한 ‘6차 산업 제품의 판로 및 수출확대를 위한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계기로 지난해 7월 시내 면세점인 용산역 HDC신라면세점에 처음으로 농식품 판매홍보관을 개설했고 인삼류, 차류, 부각류 등 6차 산업 수출업체의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했다.

시내 면세점과의 협력 사업을 계기로 면세점 사업의 운영 시스템을 이해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인천공항 내 면세 사업자와의 교류도 시작하게 됐다. aT는 인천공항 제2터미널 개장에 맞춰 신규 매장을 준비하고 있던 SM면세점과 지난해 11월 업무협약을 맺고, 제2터미널 개장과 함께 최초의 국제공항 면세점 내 농식품 판매홍보관을 개설하게 된 것이다.

초콜릿, 인삼, 김 위주였던 기존 면세점 식품매장과 차별화해 제주감귤파이, 건조과일, 김스낵, 고구마 캐러멜, 꿀유자차, 즉석떡볶이, 즉석밥, 한과선물세트 등 국내산 농산물을 원료로 한 대표 수출 농식품 및 선물세트 등 130여 종류의 상품을 입점시킴으로써 상품의 다양성 확보는 물론 농가 소득증대와 직결되도록 했다. 처음으로 면세점에 입점하게 된 업체들은 “그동안 개별 중소기업으로서는 비용 부담 등 진입장벽이 높아 입점이 어려웠던 공항 면세점에 입점기회를 얻게 돼 앞으로 해외에 제품을 홍보하고 마케팅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제2터미널이 개장한지 7개월 정도 지나면서 터미널 자체의 운영 안정화와 함께 ‘코리안 고메 마켓’의 월 매출액도 초기보다 100% 이상 신장하는 등 자리를 잡게 됐다. 아울러 제1터미널 소재 면세점에서도 aT와 협력을 통한 판매홍보관 개설을 희망해 오는 등 긍정적인 파급효과도 생겨났다. 몇 개월간의 실무 협의와 인테리어 등 준비를 거쳐 본격적인 휴가시즌이 시작된 지난 7월 10일에는 제1터미널 시티면세점에도 ‘코리안 고메 마켓’이 신규로 개장됐다. 이로써 현재 인천공항 1·2터미널 전체에 총 60여개의 중소 식품기업이 공급하는 150여개 우수 수출 농식품이 입점돼 판매 중이며, 내년 6월말까지 상시 모집을 통해 신규 상품을 꾸준히 입점할 예정이다.

aT가 인천공항에 개설한 수출 농식품 판매홍보관의 의미는 단순히 면세점 내에서 우리 농식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것만이 아니다. 중소기업의 우수 제품들이 ‘인천공항 면세점 입점상품’이라는 신뢰도와 마케팅 포인트를 얻게 된다. 전 세계를 무대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소 식품기업들의 해외시장 개척활동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나아가 공항 면세점 내 농식품 판매홍보관 운영은 한국을 대표하고, 한국에 오면 반드시 사야 하는 한국식품을 만들어나가기 위한 포석이다. 대만의 펑리수, 일본의 도쿄바나나처럼 각국의 공항에는 여행객이 ‘출국시 반드시 사야 하는(Must-Buy)’ 히트상품들이 있다. 우리 수출 농식품을 꾸준히 알리고 판매를 늘려나가다 보면 한국을 찾는 모든 해외여행객들이 인천공항에서 ‘필수 구입’하는 우리 농식품 히트상품이 나올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백진석/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수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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