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경남우리밀연구소에서 진행된 ‘앉은뱅이밀라면’ 미국 첫 수출 기념행사에 참석한 내빈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밀알영농조합법인, 120박스
단백질·글루텐 함량 낮아


우리 토종 앉은뱅이밀로 만든 라면이 경남에서 미국 LA로 첫 수출길에 올랐다.

경남 진주시 밀알영농조합법인(대표 천병한)은 경남도, 진주시,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함께 지난 22일 진주시 금곡면 소재 경남우리밀연구소에서 앉은뱅이밀라면 미국 첫 수출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하승철 경남도 서부권지역본부장, 박연출 진주시농업기술센터 소장, 류재수 진주시의회 경제도시위원장, 김문규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경남지역본부장, 정현찬 농림축산식품부 농정개혁위원장, 김치구 한농연중앙연합회 대외협력부회장, 김군섭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의장, 이재석 전국쌀생산자협회 경남본부장, 김의수 경남농수산식품수출협회장, 정의도 진주 금곡농협 조합장 등이 참석했다.

천병한 밀알영농조합법인 대표에 따르면 키가 50~80cm로 작은 ‘앉은뱅이밀’은 ‘조선밀’로 불렸던 우리 토종밀이다. 병충해에 강해 친환경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특히 단백질 함량이 낮다. 아토피, 소화불량,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글푸텐 함량도 낮다. 반면 당류 함량이 높고, 밀가루 특유의 고소한 맛과 향을 지녔다. 서양 품종을 들여와 개량한 ‘금강밀’이 제과제빵에 적합하다면, 토종 ‘앉은뱅이밀’은 점성이 높아 면류에 적합하다.

‘앉은뱅이밀’은 1905년 일본으로 건너가 1936년 농림10호로 육종됐고, 1945년 미국으로 건너가 노먼 볼로그 박사에 의해 ‘소노라 64호’로 육종됐다. ‘소노라 64호’는 아시아 밀 수확량을 60%까지 증가시켰다. 이에 노먼 볼로그 박사는 1970년 농학자로서는 세계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미국 밀의 90%는 우리 ‘앉은뱅이밀’ 유전자를 가진 셈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84년 정부의 밀 수매제 폐지로 ‘앉은뱅이밀’도 사라질 위기에 처했으나, 경남 진주시 농민 활동가들의 각별한 노력에 힘입어 명맥을 지켜왔다.

그리고 이를 계승해 2012년 설립된 밀알영농조합의 체계적인 계약재배, 다양한 가공품 개발, 체험프로그램 운영 등에 힘입어 우리밀 6차 산업화로 다시금 부흥의 꽃을 피우고 있다.
밀알영농조합은 2015년 ‘앉은뱅이밀국수’에 이어 2016년 ‘앉은뱅이밀라면’을 국내 최초로 출시해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앉은뱅이밀라면’은 입소문을 타며 꾸준히 인지도를 끌어올렸고, 농림축산식품부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원하는 ‘미래클 K-FOOD 프로젝트’에 힘입어 이번에 120박스 미국 LA 첫 수출에 이르렀다.

경남도와 진주시는 이번 미국 첫 수출을 시작으로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두바이, 미국, 프랑스 등 세계 11개국 20개소에 시장성테스트용 샘플(라면 38박스, 국수 100kg)을 보내 본격적인 수출물량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천병한 밀알영농조합법인 대표는 “한때 2%에 육박했던 우리밀 자급율이 지금은 1%도 안 되는 수준이고, 우리밀 생산량이 연간 2만2000톤 정도인데 재고량이 약1만6000톤으로 심각한 상황이다”면서 “우리밀 가공품 수출이 새로운 돌파구가 되길 기대한다”고 피력했다.

하승철 경남도 서부권지역본부장은 “밀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토종밀로 만든 라면을 미국에 수출한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면서 “우리밀 재배 확대와 품질 고급화,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등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진주=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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