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이사회에서 양배추 포장 및 하차거래 시행에 따른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트랙터·지게차 등 필요하고
포장하는 장소도 없어
80만원 넘는 박스비용 등 문제
산지 불만 고조…유예 촉구


산지상황을 무시한 채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되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양배추의 포장 및 하차거래 시행에 대한 농업인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다음 달부터 가락시장에 출하되는 모든 양배추에 대해 하차거래를 시행하며 이를 위해서는 현행 망 포장에서 박스 포장으로 바꿔 출하해야 한다.

농업인들과 산지유통인들이 반발하는 가장 큰 문제는 준비부족과 과도하게 늘어나는 출하비용이다.

백현길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장은 지난 17일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에서 긴급 이사회를 갖고 이 같은 문제의 개선을 관계기관에 건의하기로 했다.

이날 전국에서 모인 협회 중앙이사들은 “양배추 출하를 박스 포장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트랙터와 지게차 등이 필요하고 양배추를 모아 포장하는 장소도 필요한데 아직 준비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유예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스 포장으로 출하하면 우천 시에는 작업이 불가능하고 5톤 트럭 한 대당 80만원 이상 소요되는 박스 비용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또 “박스 포장을 위해서는 양배추의 크기를 지금의 6~7kg보다 작게 개량해야 하는 등 근원적인 문제도 있다”며 “대부분 선진국들은 농수산물 출하 시 과도한 포장을 줄이고 있는데 박스 포장이 실행되면 쓰레기가 늘고 소비자가격이 상승하는 등 문제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정덕교 강원도고랭지채소연합회장은 “지금의 망 포장 출하도 전혀 문제가 없는데 굳이 비용과 쓰레기만 늘어나는 박스 포장으로 전환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충분한 시간과 준비과정을 거쳐 실행돼야만 생산자와 소비자의 피해가 줄어들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현장 농업인들도 강원도 고랭지농업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한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출하방식을 바꾸려하는 것은 노동력과 비용증가로 생산비용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소비자가격도 높아질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횡성=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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