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시간 쪼개 농산물 직거래 400여곳 알선"

 

지인들에 고추 등 판매 연결
도시 소비자 직접 찾아 전달도
"지역 농민들에 도움 됐으면"


“농촌의 아들로 태어나 주민들이 농사를 지어도 제값을 받지 못한 점이 늘 안타까웠다. 농사짓는 어르신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농산물 직거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영양군 관내 입암면 등 6개 읍면에서 지금까지 400여 곳 이상 직거래를 해준 것 같다.”

농촌지역 파출소에 근무하며 휴무시간에 제 값 받는 농산물 직거래 알선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농산물 판로 걱정을 덜어 주는 데 적극 앞장서고 있는 경찰관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경북 영양경찰서 입암파출소에 근무 중인 양진수 경위(57)가 그 주인공이다.

양 경위는 수년간 전국의 지인들에게 직거래 판매를 무상으로 알선해주거나, 본인이 사비를 들여 직접 쉬는 날 산지 농산물을 가져다가 도시의 소비자들에게 직거래로 전달해주는 수고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울릉도건 강원도 태백이건 30년 전부터 근무하던 전국 각처의 주민들과 소통이 잘됐다’, ‘이장들과도 잘 내고 해서 형님 동생처럼 지내다 필요한 농산물을 주문받거나 팔아준다’, ‘근무 없는 시간에 개인시간을 내서 해준다’, ‘울릉도 미역은 영양지역에다가 팔아다 주기도 한다’. 이는 양 경위를 알고지내는 영양군 지역 주민들의 한 결 같은 목소리다.

영양군 입암면과 수비면 등의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양 경위가 지역 농산물 직거래를 알선하기 시작한 것은 영양경찰서에서 일하게 된 지난 2012년 5월부터로 현재까지 6년 이상 지속적으로 직거래 판매를 도와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 경위는 근무가 없는 쉬는 날 고추, 마늘, 천궁, 사과 등 수 십 여종의 영양지역 농산물을 전국의 지인들에게 직접 알리고 본인 사비를 털어서 직거래를 알선해 주고 있으며, 가장 크게는 제주도 모 식당 한 군데에만 3000여만원 상당의 고춧가루 3000근 가량을 직거래로 알선해 판매했다는 것이 지역 주민들의 설명이다.

양 경위는 “영양에서 근무하는 첫해 파출소 인근 농가에서 양파를 캐고 있어 그걸 가져다가 처음으로 팔아다 줬다. 그 후 매년 고추, 고춧가루, 복숭아, 사과, 양봉 꿀 등 다양한 농산물을 실어다 주고 대금 받아서 전달해주는 심부름도 하고 있다”며 “어릴 적 부모님이 농사를 지었다. 내가하는 일이 지역 농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농산물직거래 봉사활동 외에도 양 경위는 지난 2014년 2월부터 2015년 7월까지 영양군 수비파출소에 근무할 당시에는 버려진 현수막 3만 여장을 활용해 고라니 등 유해 야생 조수가 고추밭에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는 용도로 사용하도록 해 수비면 이장협의회로부터 주민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영양=조성제 기자 chosj@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