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월동채소 수급 안정을 위한 전망 발표 및 현장토론회’에선 주요 채소 품목에 대한 수급 전망 발표와 더불어 현안 토론이 진행됐다.

월동무 재배면적 증가 및 생산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이 우려돼 재배면적 조절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의 추세로 보면 내년산 마늘과 양파 생산량도 평년 대비 큰 폭의 증가가 예상된다. 지난 2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주최로 제주 농어업인회관 대강당에서 진행된 ‘2018 월동채소 수급 안정을 위한 전망 발표 및 현장토론회’에선 이와 같은 주요 채소 품목에 대한 수급 전망 발표와 더불어 현안 토론이 진행됐다. 200여명의 월동채소 농업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의 토론 자리에선 올 9월 추진 예정인 ‘가락시장 양배추 하차거래’에 농가 비판이 집중됐다.


내년산 양파·마늘 생산량도
평년비 큰 폭 증가할 듯
양배추 재배의향면적 늘어


▲월동채소 및 마늘·양파 수급 전망은=한은수 농경연 엽근채소팀장이 발표한 ‘엽근채소 수급 동향과 전망’에 따르면 올 12월부터 내년 5월까지 주 출하될 2018년 월동무 재배의향면적은 6363ha로 추정된다. 면적이 크게 증가했던 작년보다도 1% 증가하고, 평년과 비교해선 11%나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재배면적 증가에도 한파 영향으로 출하기 가격이 강세를 보였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한은수 팀장은 “올 월동무 재배면적이 크게 증가했던 작년과 비슷하게 재배될 것으로 예상돼 기상 이변이 없는 한 가격 하락이 우려된다”며 “재배면적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는 11월부터 내년 4월까지가 주 출하기인 겨울당근의 재배의향면적은 전년 대비 5% 증가하는 반면 평년 대비 1% 감소한 1471ha로 조사됐다. 지난해보다 증가한 이유는 파종기(7~8월) 가격이 좋아 출하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가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12~4월에 주 출하될 겨울양배추의 재배의향면적은 전년 대비 5%, 평년 대비 8% 증가한 3326ha로 조사됐다. 전년산 출하기 높은 가격으로 재배의향면적이 증가한 것으로 농경연은 분석했다.

이날 행사에선 주제인 월동채소뿐만 아니라 제주가 조생종 주산지인 주요 양념채소 품목에 대한 전망도 발표됐다. 김원태 농경연 양념채소팀장이 발표한 ‘양념채소 수급 동향과 전망’에 따르면 2019년산 마늘의 재배의향면적은 전년 대비 5% 감소하나 평년보다는 14% 증가한 2만7000ha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산 마늘의 생산량은 평년 단수를 적용할 경우 평년보다 14% 증가함은 물론 재배면적이 크게 증가했던 올해보다도 11%가 늘어난 35만6000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작황이 상당히 좋지 못했기 때문.

내년산 양파의 추정 재배의향면적은 2만3200ha로 전년보다 12% 감소하는 반면 평년과 비교해선 18%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평년 단수를 적용할 경우 2019년산 마늘 생산량은 평년과 비교해선 18% 늘어나고 2018년과는 비슷한 146만여톤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평년 수준의 단수를 보인다면 내년산 마늘과 양파의 생산량은 평년 대비 큰 폭의 증가가 예고된 것이다.


순수 물류비용 증가 불가피
‘양배추 하차거래’ 논란
농가와 토론자리 마련 요구도


▲현장 및 청중 토론에선=주제발표 이후 진행된 토론회에선 올 9월부터 가락시장에서 추진될 ‘양배추 하차거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셌다.

현장토론회 토론자로 참석한 정선태 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장은 “양배추 하차 거래에 대한 농민 부담이 크다. 이런 상황에 왜 굳이 하차거래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청중 토론에선 양배추 하차거래에 대한 비판에 대부분의 시간이 할애됐다.

김학종 애월양배추생산자협의회장은 “우리가 직접 하차거래를 해보니 순수 물류비용만 60~70%가 증가했다. 이런 산지의 우려가 큰 시책을 추진하면서 시행 6개월 전인 3월에, 그것도 우리가 지속적으로 요구를 해서 처음으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와 만남을 가졌다”며 “정부나 관련 기관에서 객관적인 지표를 측정해 이를 놓고 농가와 서울시공사가 토론할 수 있는 자리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홍 애월농협 상무는 “서울시공사에서 양배추 하차거래를 추진한 게 2013년도 경으로 알고 있는데 산지와 첫 논의는 올 3월이었다. 지난해 9월 서울시공사에서 유통인들과 모여 제주 양배추 하차거래를 논의한다고 하기에 산지에 내려와 우리 농가와 생산자단체와 설명회를 먼저 가져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했고, 그제야 3월에 내려왔는데 와서도 별 내용이 없었다”며 “지난달 서울시공사가 시뮬레이션을 돌린 것도 양배추를 2단으로 쌓아 감는 등 형식적인 것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시행된 월동무 하차거래의 경우 시행 이후 비교적 높은 가격을 받았다는 것에 대해서도 산지 농가들은 하차거래와 선을 그었다.

강동만 제주월동무생산자협의회장은 “월동무 하차거래 초기엔 박스 당 3000원까지 가격이 내려갔다. 그러다가 제주 초유의 강력한 한파가 지속되며 물건이 없어 가격이 올라간 것”이라며 “하차거래로 인해 월동무 가격이 상승했다고 논리를 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양배추 하차거래가 이번 토론회의 집중 화두가 된 가운데 이외에도 이날 패널 토론에선 △월동채소 수급 전망 발표회의 6월 실시 △월동채소 대체 작목으로 탐나 감자에 대한 관심 촉구 △무·당근 이외 품목에 대한 수급조절 관련 조례 제정 △월동채소 컨트롤타워 구축 △월동무 생산직불제 지원 현실화 △생산자 중심의 품목단체 구성시 중앙정부 차원의 매칭 지원 등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양배추 윤기·진녹색 띠어야
양파 특품은 9.5~10cm
당근 드림세븐·후레쉬B 선호


▲도매시장에서 최고가 받으려면=김동진 가락시장 한국청과 상무는 ‘월동채소류 판매시장 동향’을 발표하며 품목별 시장에서의 출하(최고가)전략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김 상무에 따르면 양배추는 잎에 윤기가 있고, 진녹색을 보이는 것이 좋다. 중량은 800~1200g 정도의 상품이 최고가격을 형성하고, 포장은 망 치수에 맞게 크기별로 포장을 해야 하며 3~4개 들이 혼재 여부를 송품장에 필히 기재해야 한다.

양파의 적정 크기를 보면 15kg 특품은 9.5~10cm, 12kg 왕특(4줄)은 10~11cm, 12kg 대품(6줄)은 8.5cm, 12kg 중품(7줄)은 7.5cm가 도매시장 내에서 등급과 중량 면에서 선호도가 높은 작업 기준이다. 또 양파는 지속적으로 깐양파 및 소포장 수요가 증가 추세에 있고, 4월엔 제주와 고흥, 완도 지역의 노지 조생양파와 고창, 영암, 광주 일원의 하우스 양파가 혼재 출하돼 주의를 해야 한다.

당근은 드림세븐과 후레쉬B를 선호하며 과육이 단단하고 식감이 아삭함은 물론 향이 많이 나고 수분이 많아야 한다. 월동무는 비대칭 원통형의 모양새를 갖춘 것이 선호도가 좋다. 표면이 매끄럽고 뿌리가 휘어지지 않으면서 개당 2.5kg 내외가 상품으로 치며, 10~12개 들이 상품이 최고가격을 유지한다.

김 상무는 “산지에서 출하 기준에 맞춰 출하하면 도매시장에서도 농업인이 정성껏 키운 농산물이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경욱·강재남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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