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식문화 관련 정보 확대
식생활 패턴 다양화 등 영향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양고기, 레몬 등 대중적이지 않은 농축산물 품목이 인기를 끌면서 수입이 늘어나고, 심지어 국내 농업 생산구조를 변화시키는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FTA 발효 이후 수요가 급증한 농축산물 현황과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현안 분석 자료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최근 소득수준 향상과 외국 식문화 관련 정보 공유 등으로 다양한 식생활 패턴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고, 관련 식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기존에 비대중적이었던 품목의 수입이 급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2011~2017년 농축산물 수입액은 310억~336억달러 구간에서 증감을 반복했지만, 동 기간 수입량은 4500만톤에서 5344만톤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존에 비대중적이었던 일부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농축산물 수입 구조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 이번 자료의 핵심 요지다.

품목별로 보면 쇠고기 신선고급육의 경우 미국산을 중심으로 수입이 급증하는 추세다. 2013~2017년 전체 쇠고기의 연평균 수입 증가율은 8.3%이고, 동 기간 쇠고기 신선고급육의 연평균 수입 증가율은 20.6%로 나타났다. 신선고급육은 대부분 미국과 호주에서 수입되며, 최근 미국산 수입이 급증하는 추세다. 2017년 미국산 쇠고기 신선고급육 수입량은 4만1000톤을 기록하며 호주산 3만2000톤을 뛰어넘었다.

양고기 역시 2013년 이후 호주산 냉동 양고기를 중심으로 수입이 증가한 가운데 냉장 양고기 수입도 급증하고 있다. 2013~2017년 전체 양고기 수입량은 4290톤에서 1만5028톤으로 증가해 연평균 36.8% 증가율을 보였다. 호주산의 비중이 90%를 웃돌고, 나머지는 뉴질랜드산이다.

세계적으로 웰빙푸드, 건강식품 등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품목의 수입도 급증하고 있다. 아보카도, 아로니아, 레몬, 브라질너트, 블루베리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이 가운데 레몬의 경우 2010년 수입량은 5631톤에 불과했으나 2015년 1만7793톤으로 증가해 연평균 25.9%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수입선이 미국과 칠레 중심에서 점차 멕시코, 뉴질랜드, 베트남 등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전 세계적으로 레몬 소비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체내 해독요법으로 레몬 디톡스가 주목을 받으면서 수입이 증가한 것으로 자료는 분석했다.

지성태 농경연 부연구위원은 이 자료에서 “비대중적 품목의 수입 급증이 장기간 지속돼 대중적 품목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하고 일시적 ‘붐’으로 끝나기도 하며, 이는 국내 농업 생산구조를 변화시키는 파급력을 갖기도 한다”며 “블루베리와 같이 국내에서 생산되는 품목과 직접적으로 경합하는 품목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대체품목의 수입 급증으로 간접피해를 초래할 수 있어 국내 농식품 소비구조와 농업 생산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