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률 충남연구원 연구위원

정부 부처, 대규모·신규 개발에만 초점
20년 넘은 노후단지 대부분 ‘방치’
종합적 실태파악·활성화 대책 세워야


2018년 현재 우리나라에 조성되어 있는 농공단지는 모두 468개소이다. 우리나라 전체 산업단지의 39.4%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전체 산업단지 중에서 농공단지는 지정면적의 5.4%, 입주기업체수의 7.4%, 생산액의 5.0%, 고용인원의 6.9%를 차지하고 있다.

국가산업단지와 일반산업단지 조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방의 산업기반을 고려할 때, 농공단지가 개별 지역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더 높고, 지역경제에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농공단지의 입주기업이 대부분 중소기업임을 고려할 때, 지역에서 고용창출을 하는 중요한 요소라 평가할 수 있다.

농공단지는 1984년부터 “농어촌지역 농어민의 소득증대를 위한 산업을 유치·육성하기 위하여 지정된 산업단지”이다. 이러한 농공단지는 주로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집중적으로 조성되었기 때문에 20년 이상 된 노후농공단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산업단지 재생정책에서 농공단지는 제외되어 있는 실정이다. 이는 농공단지가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업무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이해된다.

농공단지의 특징을 한마디로 정의해 본다면, 소규모 노후산업단지이다. 그렇기 때문에 농공단지를 대상으로 한 재생사업 등의 활성화 방안이 적극적으로 모색되어야 한다. 그러나 산업단지의 재생정책은 여전히 국가산업단지와 일반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농공단지에 대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정책적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농공단지에 대한 업무소관이 불명확한 문제에서 기인한다. 이는 농공단지의 논의구조가 1990년대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농공단지에 대한 연구가 거의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로 반증된다.

그러나 농공단지는 여전히 활발한 기업 활동을 수행하고 있고, 농공단지는 지역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농공단지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이 심도 있게 고민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에 아래에서는 농공단지의 활성화 방안을 4가지 측면에서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1984년 최초로 조성된 5곳의 농공단지의 특성화사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농공단지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는 지역을 산업유산적 관점에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도시의 공간적 확장으로 도시지역화 된 농공단지의 경우 창업인큐베이터시설을 조성해 새로운 활력요소를 부여할 필요성이 있다.

둘째, 신규 산업단지 조성 시 노후농공단지와 연접해 개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농공단지는 대부분 소규모로 개발되어 자체적인 재정비사업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서 신규로 산업단지를 조성할 때, 기존 노후농공단지와 공간적으로 연접 개발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 나가는 전략을 취해야 할 것이다.

셋째, 농공단지를 농촌융합산업지구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농공단지는 매우 다양한 업종이 입주해 있으나, 농업·농촌과 연계성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농공단지 활성화 사업을 통해 농공단지와 농업·농촌의 연계성을 제고해야 할 것이고, 이 과정을 통해 농공단지를 농촌융합산업지구로 조성해 나가야 한다.

넷째, 농공단지에 대한 종합적인 실태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실제 농공단지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가 무엇이고, 정책수요가 무엇인가에 대한 종합적인 실태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아울러 농공단지 내 휴폐업시설에 대한 조사와 활용 방안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고, 농공단지를 활용한 지역주민의 수요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간 우리는 대규모 개발, 신규 개발에 초점을 두고 판단과 행동을 하였다. 그러나 실제 지역경제에서 필요로 한 것은 지역실정에 부합한 작은 개발과 개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공단지에 대한 국가적, 지역적 정책관심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농공단지에서는 여전히 활발한 기업 활동을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수출을 증진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농공단지 활성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필요한 것이다. 향후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모색과정에서 농공단지를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고민되고 추진되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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