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국제 옥수수값 급등” 이유
농가는 “생산비 부담 가중” 반발


일부 민간 사료업체들이 이달부터 사료가격을 인상했거나 인상을 예고하자 축산단체들이 농가와 업체 간 상생에 어긋나는 결정이라며 인상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사료업체들의 가격 인상 움직임은 배합사료 주원료인 옥수수 주요 생산국인 미국·아르헨티나 등의 극심한 가뭄과 국제 환률 오름세에서 비롯됐다. 특히 미국·아르헨티나의 가뭄은 작황 부진과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미국산 옥수수의 경우 지난 4월 기준, 운임을 포함한 국내 도착가격이 지난해 동기 대비 20% 증가한 톤당 238달러(시카고상품거래소) 수준까지 크게 올랐다. 따라서 국내 사료업체들은 원가 부담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도달했다며 사료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곡물가격 하락 등 가격 인하요인이 발생할 경우 농가와의 동반 성장을 위해 가격 인하를 검토하겠다는 것이 사료업체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축산단체들은 미허가축사 적법화, 가축질병 발생, 소비 부진 등으로 축산 농가들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사료업체들의 가격 인상은 생산비를 높여 농가에 큰 경영압박이 될 것이라며 인상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축산물 생산비 중 약 47%가 사료비로, 사료가격 인상은 가축 생산비를 끌어올려 시장개방과 가축질병, 미허가축사 적법화, 축산물 안전성 등의 문제로 풍전등화에 놓여 있는 축산 농가를 두 번 죽이게 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축단협은 이어 “축산 농가 없이는 사료업계의 성장도 어려울 것”이라며 “사료업계는 축산 농가에 대한 안정적인 사료공급과 축산물 생산비용 감소를 위해 상생의 길을 함께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간 사료업체의 가격 인상 분위기 속에서도 농협사료의 경우 축산농가의 생산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6월 30일까지 시행했던 배합사료 가격할인을 오는 9월말까지 3개월 더 연장키로 해 주목받고 있다. 민간 사료업체들과 똑같은 원가 부담 압박을 받고 있지만 인력의 축소 운영 등을 통해 현재 가격 수준을 이어가겠다는 것이 농협사료 측의 설명이다.

축산단체들은 농협사료의 이 같은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민간 사료업체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대한한돈협회는 “사료업체들의 사료가격 인상 분위기 속에서도 희망적인 것은 농협사료가 농가와의 고통분담을 위해 가격할인 조치를 연장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라며 “농협사료와 같이 민단 사료업체들도 농가와 상생의 길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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