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파와 마늘의 재배면적 조사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한 농민이 양파와 마늘밭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농경연·통계청 모두
평년보다 증가 전망 불구
전망치는 두 배나 더 많아

농경연 자료 토대로
농식품부 수급대책 마련 두고
“비축물량 늘려라” 요구 반면
한편에선 “통계청 못믿어” 불신

10년 새 재배면적 가장 많지만
생산량은 평년보다 되레 적어
업계 ‘평년 상회’ 전망과도 달라


통계청의 양파와 마늘 재배면적 조사 결과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전년과 평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양파·마늘 재배면적 조사 결과에 대해 농업계 내에서도 통계청의 재배면적 조사에 대한 불신과 농정 당국의 수급 예측 실패 등 엇갈린 분석을 내놓으며 상이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통계청의 평년 생산량 산출 방식으로는 재배면적이 급증했어도 올해 생산량이 평년 생산량을 웃돌 수 없는 반면 농식품부는 평년보다 많은 양의 올해 생산량을 추정하는 등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또 타작물재배사업의 해당 품목인 양파와 마늘의 재배면적이 더 늘어날 수 있어 관련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통계청 조사 불신VS농식품부 수급책 실패=몇몇 단체와 일부 언론에선 통계청의 통계 조사 결과를 토대로 농림축산식품부의 수급대책 실패를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농식품부가 통계청 조사가 나오기 전에 수급대책의 자료로 활용했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의 양파·마늘 재배면적 조사치에선 양파가 평년과 전년 대비 17~18%, 마늘은 평년 대비 11%, 전년 대비 6%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지난달 말 통계청 조사에선 양파는 평년과 전년 대비 35% 내외, 마늘은 평년 대비 20%, 전년 대비 14%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두 기관 간 차이가 두 배 가량 되고 있는 상황. 이에 일부에선 통계청의 조사 결과를 중심에 놓고 농식품부의 수급대책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며 비축 물량 등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통계청 조사에 대한 불신을 제기하는 곳도 많다. 특히 마늘과 양파 업계에선 통계청 조사 결과를 못 믿겠다고 보는 이들이 다수다. 지난해 양파 재배면적 조사 결과 농경연은 평년 대비 10% 줄어들은 것으로, 통계청은 평년 수준으로 파악한 가운데 실제 시장 가격은 재배면적 감소에 맞춰 전개된 것. 올해 역시 양파와 마늘 중 조생종 양파 출하가 한참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 양파 가격이 평년 수준을 보이고 있어 재배면적이 급증했다는 통계청 조사 결과를 무색케 하고 있다. 또한 양파·마늘 업계에선 올해 작황이 좋지 못한 상황에 통계청 결과를 토대로 비축량을 늘렸다가는 올해 시장은 물론 비축 물량이 제대로 풀리지 못했던 최근처럼 내년산 양파·마늘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물론 분석에선 차이를 보여도 한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농산물 통계조사에 대한 기관 간 차이가 크고, 매년 불신이 반복되며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 정확한 통계 조사를 위한 공론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배면적 급증했는데 평년 생산량보다 낮은 올해 생산량 전망?=통계청 조사대로라면 올해 양파는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면적에서 재배됐다. 그럼에도 통계청의 평년 생산량 산출방식을 토대로 하면 올해 양파 생산량은 평년 생산량보다 적게 나올 수밖에 없다. 통계청의 평년 생산량은 재배면적과 평년 단수를 곱하는 방식으로 산출하는데, 이 중 단수는 평년치를 사용하지만 재배면적은 올해 재배면적 조사치로 적용한다. 이에 올해 기상 악화 등으로 평년보다 낮은 단수가 나올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통계청 기준 평년 생산량은 올해 생산량 추정치보다 많을 수밖에 없다.

반면 농식품부는 단수가 감소했지만 재배면적이 크게 증가해 평년 대비 올해 중·만생종 양파는 23%, 마늘은 13% 증가돼 생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양 기관 간 평년 생산량과 올해 생산량 전망 비교에서도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마늘·양파 업계에선 상식적으론 올해 생산량이 평년 생산량보다 증가했다고 보는 게 당연하다고 밝히고 있다.

▲논 타작물재배사업도 우려=양파와 마늘의 재배면적이 급증했다는 통계 결과가 제시되면서 농식품부의 논 타작물재배사업에도 우려가 예상된다. 농식품부가 올해 본격적으로 논 타작물재배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해당 품목은 콩과 더불어 마늘, 양파 등이 포함돼 있다. 재배면적이 급증한 상황에 마늘과 양파의 생산량은 물론 비축 물량도 상당할 것으로 보여, 논에서까지 마늘과 양파로의 재배를 유도하게 될 경우 공급 과잉이 더 우려될 수 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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