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업 실태조사 보고대회

▲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국립종자원이 지난 3일 진행한 ‘종자업 실태조사 결과보고 대회’에서 종자산업의 활력을 위해 종자 R&D 투자 확대, 전문인력 육성 등이 요구됐다.

글로벌 종자기업 ‘바이엘’
작물 매출액의 40% R&D 투입
다른 기업들도 확대 추세
"자본 적은 우리, 역량 모아야"

중소업체 육종인력 ‘고령화’
후진 인력 고용 연계 강화를
‘품목 전문화’로 공멸 막아야


종자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종자 R&D 투자 확대와 함께, 전문 육종인력 양성이 수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 종자산업을 둘러싼 질적 연구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국립종자원은 지난 3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종자업 실태조사 결과보고대회’를 열었다. 이번 보고대회는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종자업 실태조사’ 정보를 공유하는 가운데 향후 실태조사가 원활히 이뤄지고, 더 나아가 종자산업이 활기를 띠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는 장으로서 마련됐다.

보고대회에서는 종자 R&D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종자업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종자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건이다. 윤종열 농경연 부연구위원은 “연구개발비용이 종자업체 매출액에 영향을 주는 핵심변수”라며 “특히 중소업체는 연구개발 비용이 매출액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라고 밝혔다. 윤 부연구위원은 “글로벌 종자시장의 트랜드와 환경변화 등을 고려해 맞춤형 R&D 과제를 발굴하고,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종자기업의 R&D 투자 동향을 보면, 몬산토와 바이엘은 연 평균 10%와 9.7% 각각 늘어나는 추세고, 듀퐁과 신젠타도 3.5%·1.7%로 각각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 중 바이엘은 작물부문 매출액의 40%를 R&D에 투입하고 있다.

이진만 농우바이오 상무는 “R&D에 대한 관심이 조금도 흐트러져서는 안된다”며 “글로벌 기업이 그렇듯 결국 R&D는 자본의 싸움이고, 우리나라 전체 R&D 예산을 모아도 이들 회사 하나와 싸우기 힘든 현실에서 R&D 역량을 충분히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한, 전문 육종인력을 키우는 일에도 애를 써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윤 부연구위원은 “중소규모 업체 육종인력은 고령화 문제에 직면해 있어서 후진 육종인력 고용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대규모 업체는 육종인력이 매출액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요인인 만큼 글로벌 종자기업으로의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우수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오동진 농림축산식품부 종자생명산업과 사무관은 “국제종자생명교육센터가 건립되면 국가가 인력양성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종자생명교육센터는 종자 전문인력 육성을 목적으로, 김천혁신도시에 조성 중이며, 2019년 2월 완공이 목표다.

윤종열 부연구위원이 종자업체 규모를 고려해 맞춤형 경영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소규모나 중규모 업체는 종자업 전업에 중점을 둔 매출액 증진 방안을 모색하고, 대규모 업체는 종자업 외 여타 관련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신현호 한국종자협회 이사는 청중발언에서 ‘중소규모의 종자업 전업’을 ‘품목전문화’로 풀어냈다. 그는 “작은 회사들이 품목 전문화 과정에서 인센티브를 줘서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품목을 중점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종자개발이 같은 품목에서 업체들이 겹치면 자칫 공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종자업의 양적연구 외에 질적연구도 병행돼 우리나라 종자산업 생태계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를 점검해봐야 한다”, “올해부터는 전문조사업체를 통해서 실태조사를 하는데 민간부문에서 하더라도 작년, 재작년처럼 협조를 잘 해줘야 종자업의 올바른 지표를 세울 수 있다”, “해외채종에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품목별로 국내에서 채종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검토해서 국내 채종기반도 구축해야 한다” 등 종자산업에 힘을 불어넣을 다양한 의견도 개진됐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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