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결산’ 농수산물 유통정보
2→3→4월…발표 점점 늦어져
올핸 5월 들어도 ‘깜깜무소식’
거래연보·출하지 분석도 안 내 
서울시공사 "최대한 빨리 게재"

포장규격 바뀐 사과·무 등
예전 가격 정보 ‘볼 수 없어’
2015년 ‘대대적 개선’ 선언 무색


출하자와 소비자에게 유통 동향 및 소비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함을 목적으로 하는 ‘가락시장 유통정보(www.garak.co.kr/gongsa/jsp/yt)’가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를 관리하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3년 전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출하자가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유통정보의 수집과 전파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그 후로 가락시장 유통정보는 뒷걸음질 치고 있다.

무엇보다 시장의 한해를 결산함은 물론 출하자들에게 유통 흐름 및 출하 방향을 제시해주는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2017년 농수산물 유통정보(핸드북)와 거래연보가 5월 들어 3일 현재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한해를 결산하는 농수산물 유통정보는 2011년엔 2월, 2012~2014년엔 3월, 2015~2017년엔 4월에 발표됐다. 점점 발표 시점이 늦어져 지난해 동향을 연초에서 봄에 이어 올해엔 빨라야 초여름 무렵에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농수산물 거래연보도 2011년엔 2월, 2012년과 2013년, 2014년엔 3월, 2015년엔 2월, 2016년엔 4월, 2017년엔 다시 1월로 들쑥날쑥 발표되다 올해엔 5월 현재까지 깜깜무소식이다. 이와 함께 농수산물 유통정보 및 거래연보와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출하지 분석집 역시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품목의 포장 규격이 바뀌면 예전 가격 정보와 비교를 할 수 없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반입물량이 많은 주요 품목에서도 이런 경우가 발생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과일과 채소를 대표하는 품목인 사과와 무다. 사과는 정부 지침에 따라 2015년 8월부터 가락시장에서 10kg 규격 포장이 진행됐다. 이 이후 기존 포장 규격이었던 15kg에 대한 가격 정보는 사라졌다. 다시 말해 사과 농가들은 2015년 8월 이전 가격을 가락시장 유통정보에서 확인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무 역시 18kg에서 20kg으로 포장 규격이 변경된 지난해 말 이후 그 전 가격은 볼 수 없게 됐다. 지난 가격과의 비교를 통해 현 가격 수준과 더불어 올해 유통 흐름을 파악해야 하는 출하자들은 대표 품목인 사과와 무에 대해선 이런 당연한 정보 취득을 할 수 없게 됐다.

국내산과 수입 물량을 구별 짓는 기준도 애매모호하다. 양파의 경우 국내산과 수입을 구분해 반입물량을 집계하지만 역시 수입물량이 많거나 수입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는 대파와 당근 등에 대해선 국내산과 외국산을 구별하지 않고 반입물량을 집계하고 있다.

가락시장 유통정보를 관리하는 서울시공사는 2015년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유통정보의 수집과 전파 체계를 대대적으로 개선해나가겠다고 밝히며 좀 더 출하자와 소비자 지향적인 유통정보 체계로의 개편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후 여러 사례를 통해보면 오히려 가락시장 유통정보는 후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가락시장의 한 출하자는 “2017년(2018년판) 유통정보와 거래연보의 경우 직전 해의 유통 정보를 파악할 수 있음은 물론 최근 흐름을 살펴보기 위한 중요 정보 자료로 활용되고, 그렇기에 클릭수도 1000건 이상이 되는 등 관심을 끈다”며 “그런 고급 정보가 1~2월에 나왔다 3~4월로 늦춰지더니 올해엔 이마저도 안나오고 있다. 또한 포장 규격이 바뀌었다고 지난 정보를 볼 수 없게 만든 것도 출하자 정보를 차단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공사 관계자는 “인사 등으로 인해 거래연보와 유통정보가 지연된 면이 있는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게재하도록 하겠다”며 “포장 규격이 바뀌었다고 지난 가격을 볼 수 없는 것에 대해선 전산팀과 협의해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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