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도가 13일 거창군 소재 경남농업기술원 사과이용연구소에서 진행한 사과꽃 저온피해 관련 긴급 현장대책회의.

거창·함양·합천 덮친 이상저온
584ha 걸쳐 사과나무 등 치명타
도, 긴급 현장대책회의 개최


경남서북부지역의 사과꽃 이상저온피해가 심각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다.

경남도는 지난 13일 거창군 소재 경남농업기술원 사과이용연구소에서 이정곤 농정국장의 주재로 사과꽃 저온피해 관련 긴급 현장대책회의를 개최, 피해농가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양동인 거창군수 등도 함께 참석했다.

지난 8일 새벽 거창군, 함양군, 합천군 등지에 급습한 이상저온은 심한 바람마저 동반해 개화 중에 있던 사과나무 등의 과수에 치명타를 입혔다. 이곳 3개 군의 농작물 피해규모는 584.9ha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5월 중순 착과 이후 정밀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거창군 사과농가의 피해면적이 450ha로 전체 피해면적의 77%를 차지한다.

류상용 경남사과발전협의회장은 “사과꽃이 핀 날씨에 눈이 내려 피해 발견이 쉬웠을 뿐, 눈보다는 급습한 한파 속에 전날 밤부터 심하게 불어온 바람으로 인해 꽃이 삽시간에 수분을 뺏기면서 동상해 피해가 속수무책으로 가중됐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작기 피해도 심각하지만, 나무가 과하게 자라거나 도장지가 속출할 수 있어 세밀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내년 꽃눈 확보에까지 막대한 차질이 이어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농작물재해보험 개선에 대한 요구도 거세다. 거창군의 사과 재해보험 가입은 특정위험보장이 1309농가 1030ha로 58.2%의 가입률을 보였다. 그러나 봄철 동상해는 특약으로 돼 있어, 이중 75농가 38.3ha만 가입했다. 주계약으로 거의 모든 시기 피해를 아우르는 적과전종합위험 보험 171농가 98.6ha와 합쳐도 봄철 동상해 재해보험 가입률은 7.7%에 불과하다.

이학구 한농연경남도연합회장도 “적과 후에 착과수를 조사하는데 상품성 없는 기형과가 속출해도 착과 개수만을 따진다”면서 “목표개수 부족분에 대해서만 보험금을 지급하고, 그마저도 농가자부담비율을 빼버리면 실지급액이 미미해 농가 보험가입률이 낮다”고 지적했다. 특히 “적과전종합위험보장은 보험료가 특정위험보장보다 두 배나 되는데, 1억원 정도 혜택을 받으려고 매년 4000만원 정도의 보험료를 납입해야 하는 실정이다”면서 “차라리 정부와 지자체의 보험료 지원금을 피해예방을 위한 시설 보강에 투입하는 편이 낫다”고 피력했다.

김훈규 거창군농업회의소 사무국장은 “현재의 농작물재해보험은 불합리한 점이 많아 농가에 재해안전장치로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재해보험으로 채워지지 않는 부분을 지자체 등이 다각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근거와 예산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거창=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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