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양파 농가들이 햇물량 출하기에 비축 물량 공매를 추진한 농식품부를 강력 규탄하고 있다.

제주 생산농가, 농식품부 규탄
전라·경상권까지 비판 거세질 듯


햇양파 산지 폐기와 수입 비축 양파 방출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정부에 대한 양파 농가들의 비판<본보 2998호 ‘농식품부 이상한 양파수급대책’ 참조>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햇양파가 생산되고 있고, 산지 폐기도 진행되고 있는 제주 양파 농가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4일 제주 대정읍 이장협의회와 한국농업경영인 대정읍회, 대정읍 농민회, 대정읍여성농민회, 농촌지도자 대정읍회 등 제주 관내 양파 생산 농가들은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농림축산식품부를 강력 성토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며 “(농식품부가 햇양파는 폐기하면서 수입양파는 방출하는) 작금의 현실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비판했다. 양파 농가들은 “농식품부에선 양파를 과잉 수입해 처리 난에 처하자 지금까지 관례를 깨고 양파 수확기에 1600톤이라는 물량을 공매했다. 현 정부는 누구를 위한 정부이며 누구를 위한 농식품부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들은 “양파 kg당 250원에 공매하는 농식품부가 올해산 양파는 과잉 생산으로 산지  폐기를 결정했다”며 “앞으로는 산지 폐기, 뒤로는 직배를 한 농식품부는 농민들의 뼈아픈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정부와 농식품부에 맞서 가열차게 투쟁한다”며 “양파 산지 폐기 신청량을 전부 수용하고, 생산비를 밑도는 조생양파 2000톤에 대해선 정부 수매 및 수출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농가 반발 움직임이 내륙으로도 확산될 수 있다. 정부가 수입 비축 물량을 깐양파 업계에 직배를 하는 상황에, 이 물량이 작업을 거쳐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리는 시점이 전라·경상권 양파의 출하 시기와도 맞물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4월 양파 가격이 정부의 수급 대책으로 전월 하순보다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지만 4월 첫째 주가 지나는 현 시점에 오히려 가격이 떨어진 것도 햇양파 수확을 앞둔 양파 농가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전남 무안의 한 양파 농가는 “햇물량보다 품질이 떨어지는 비축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 시세를 떠나 소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비축 및 저장 물량부터 폐기하고, 폐기 규정이 없다면 손실 처리하는 것이 먼저다. 그렇지 않으면 제주에서 시작된 농가 행동은 내륙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김경욱·강재남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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