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조합법인 임실생약

▲ 심재석 영농조합법인 임실생약 대표

예부터 어혈을 풀어준다는 산과 들에 만연했던 엉겅퀴. 그렇게 많았던 엉겅퀴가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무분별한 채취로 엉겅퀴가 멸종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흔적 없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자생 엉겅퀴를 국내 최초로 재배에 성공해 화제가 되고 있다. 신비에 쌓여진 그 엉겅퀴의 수수께끼를 하나씩 풀어보자.


6여년 연구 끝 결실 ‘국내 최초’
동의보감에 '어혈에 좋다’ 기록
간성상세포 억제·혈행 개선
항산화·항염증 기능 등 주목

산과 들에 자생해 그 누구도 관심조차 두지 않았던 멸종위기의 엉겅퀴의 숨겨진 비밀이 한 영농조합법인에 의해 하나둘씩 벗겨지고 있다. 전북 임실군 오수면에 자리 잡은 영농조합법인 임실생약(대표 심재석)이 도태되기 일보 직전의 자생 엉겅퀴를 국내 최초로 재배에 성공함에 따라 농촌 산업화의 길을 열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엉겅퀴는 산과 들에 널리 퍼져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지만 그의 귀중한 가치를 모른 채 모두 소홀히 해 온 게 사실이다.

30년 넘게 약초를 재배하고 연구하고 가공해서 판매하는 심재석 영농조합법인 임실생약 대표는 “국내 산야에 산재한 멸종위기 엉겅퀴를 허투루 보지 않았다”면서 “임실 엉겅퀴가 국민 건강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지인의 권유로 지난 1984년 당시 농어민후계자 자금 500만원 전액을 약초인 독활(땅두릅)을 심은 것이 약초와 첫 인연을 맺었으며 법인에서는 1980년대 중반∼1990년대 초반까지 독활과 작약, 생지황, 율무 등을 재배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렸을 무렵 올림픽 열기와 부동산 가격 상승, 건설 경기 붐과 함께 전국 한의원도 성황을 이뤄 자연히 한약재도 가격 상승기를 맞는 열기로 이어졌다. 기쁨도 잠시 올림픽 거품이 꺼지면서 독활 등 한약재 값 폭락으로 법인은 큰 시련을 맞는다.

여기서 주저앉을 수 없다면서 전국적으로 작약 값이 폭락할 당시, 앞으로는 좀 나아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법인은 1993년까지 3년 동안 16만5289m2(5만여평)를 재배, 전국 최고 작약 면적을 보유할 정도의 규모화를 갖췄다.

이때 중국에서 값싼 한약재가 물밀 듯이 들어와 가격 폭락으로 뜻하지 않게 다시 아픔을 겪게 됐다. 법인은 1999년 가을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 가격경쟁력을 상실한 약용작물을 한약시장에 납품하는 것은 더이상 비전이 없다고 판단하고 소규모 약초 원료를 가지고 직접 건강식품을 생산해 반전의 기회를 노렸다.

법인은 2000년 섬진강 자원의 보고인 다슬기를 원광대와 공동연구를 통한 첫 작품으로 다슬기 건강음료를 생산하는 기쁨을 누렸다.

자연적으로 약초 전문가가 된 심 대표는 농촌진흥청 명예 현장 연구관으로 활동하면서 당시 건강음료를 생산하는데 성공했지만 기존 제품을 모방한 제품 생산으로 실패, 자존감이 상하고 창피만 당했던 당시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법인은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결심을 한다. 법인 대표 심재석이라는 이름 세 글자를 달고 죽기를 각오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할 것을 다짐했다. 예부터 엉겅퀴가 어혈을 풀어주는데 좋다는 부모님 말씀을 되새겨 산야에 자생하는 미개발품 엉겅퀴를 떠올렸다.

자생 엉겅퀴는 무분별한 채취와 낙엽이 쌓여 자연 발아가 더뎌, 점점 소멸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

법인은 자생 엉겅퀴에서 종자를 채취,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6년 연구 끝에 국내 최초로 노지 재배에 성공하는 형용할 수 없는 기쁨을 맛봤다.

대한민국 최초로 재배방법을 정립, 임실 엉겅퀴가 탄생하는 역사적인 순간인 셈이다. 법인은 엉겅퀴가 어혈에 좋다고 동의보감에 기록된 점을 바탕으로 지식경제부 R&D 사업으로 관절염, 혈행개선, 간기능개선 등에 관한 연구를 거듭했다.

임실 엉겅퀴는 간성상세포 억제 효과 및 혈전에 대한 혈행개선효과, 항산화 및 항염증 효과 등 다양한 효능을 함유한 것으로 규명됐다.

법인은 실제 엉겅퀴 추출물을 함유하는 혈행개선용 조성물(특허 제 10-135291)과 간성상세포 활성 억제용 조성물(특허 제 10-1373120호)로 2건의 발명 특허를 획득했다.

법인은 췌장, 신장세포 보호효과, 인슐린 분비, 혈당강하 등 임실 엉겅퀴만의 특징 물질을 밝히고 임실군과 여성갱년기 건강식품, 농진청과 퇴행성관절염 등에 관해 연구가 한창 진행 중에 있으며 올해 학계와 공동으로 당뇨병 혈당강하 효과에 관한 연구에 들어갈 계획이다.

나아가 법인은 여성갱년기, 퇴행성 관절, 당뇨 혈당강하 등에 관한 건강기능식품 인증을 받기 위한 후속 작업에 정진하고 있다.

잡초, 풀에 불과해 그 어누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엉겅퀴의 숨겨진 비밀이 약초를 연구하는 법인의 끈질긴 노력 끝에 하나둘씩 풀리고 있는 셈이다.
 


●농업 부가가치 제고 앞장
재배·가공부터 체험·판매까지…엉겅퀴로 6차산업 선도

전시포에 엉겅퀴 테마공원 갖춰 
5~6월 개화기 관광객 북적
건강음료·차 등 가공품 8종 생산
진안약초연구소와 손잡고
표준품종 연구·개발 박차


법인은 엉겅퀴 주산지로 부상한 임실지역에서 매년 20여명이 16만5289m2(5만여평)에 친환경 임실 엉겅퀴를 계약재배, 100% 전량 수매해 원료를 확보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엉겅퀴 테마공원을 갖춘 법인 전시포에는 개화기인 5월10∼6월10일까지 1개월 간 전국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법인은 임실 엉겅퀴를 소재로 재배·체험·가공·유통·판매에 이르는 농촌 6차 산업화를 일찍이 시행했다. 자생 엉겅퀴 노지재배를 위해 한라산·지리산권역을 둘러보고 국내 자생 엉겅퀴가 20여종에 이른다는 점을 파악한 법인은 엉겅퀴의 표준품종연구를 농진청 지원 아래 진안약초연구소와 공동으로 펼치고 있다.

법인 심재석 대표는 임실 엉겅퀴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뿌리에서부터 잎, 줄기, 꽃까지 전체를 식품 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등재됐다고 밝혔다.

법인은 향후 원료 부족 사태에 대비해 친환경 임실 엉겅퀴를 매년 99만1735m2(30여만평) 가량의 재배할 수 있는 채종포를 확보하는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 2004년부터 엉겅퀴 재배 연구에 들어간 영농조합법인 임실생약에서는 2012년 농가와 본격 계약재배에 들어가 2013년부터 엉겅퀴 관련 우수한 제품 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임실 가시엉겅퀴골드와 임실 가시엉겅퀴하이진액 등 건강음료, 엉겅퀴차, 엉겅퀴 패드(파스), 엉겅퀴 크림, 엉겅퀴헤어컨디셔너 등 8가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법인에서 생산한 임실 가시엉겅퀴 제품은 건강 상품으로서 최고 영예인 대한민국 로하스(LOHAS)인증을 지난 2015년 획득했다.

일찍이 다슬기와 엉겅퀴 등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법인 심재석 대표는 엉겅퀴 재배 방법 정립 및 전파, 엉겅퀴 성분 분석 및 기능성 연구, 약용작물단지(엉겅퀴·독활·작약)조성에 기여한 공로로 농촌진흥청이 선정한 2016 대한민국 최고농업기술명인에 올랐다.

심재석 영농조합법인 임실생약 대표는 “농업 소재를 찾아 가치를 높여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여기서 농업 미래 비전을 찾는다”면서 “법인의 최종 목표는 혈당강하의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건강기능식품 인증을 받아 100세 시대 국민건강에 이바지하는 것이 마지막 희망”이라고 피력했다.

임실=양민철 기자 yangmc@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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