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전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전남도지사 후보 경선에 뛰어들면서 농민단체에서 업무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청와대는 차기 농식품부 장관 후보를 하루빨리 선정해 농업계의 불안감을 조기에 종식시키고, 6·13 지방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러다보니 차기 농식품부 장관에 대한 하마평이 벌써부터 회자되고 있다. 1순위로 거론되는 인물은 역시 이개호 국회의원이다. 이개호 의원은 당초 전남도지사 후보 선거에 무조건 출마하겠다는 강한 의사를 표명해 왔다가 더불어민주당에서 현역의원의 지방선거 출마 자제를 요구하는 분위기여서 출마 의사를 접어야 했다. 이에 민주당은 이개호 의원에서 어떤 형식으로든 보답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문제는 김영록 전 장관에 이어 후보로 지명될 경우 호남지역 몰아주기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현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도 장관 후보에 거론되는 인사 중 한명이다. 최근 농업계에서는 드물게 박원순 서울시장의 신뢰를 받는 인물로 부상하면서 장관 후보에 오르내리고 있다. 반면 박 사장은 가락공영도매시장의 거래 제도를 경매제에서 시장도매인제로 전환하려는 행보를 보이면서 농민단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 최대 약점이다.

지역 안배 차원에서 부상한 인사는 김인식 전 농촌진흥청장이다. 경남 진주 출생인 김인식 전 청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이외에도 김승남 전 국회의원, 고형권 기획재정부 차관 등이 장관 후보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농업계 일부에서는 후임 농식품부 장관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확실하게 수행할 수 있는 개혁적인 인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무엇보다 농정의 비전을 제대로 알고 현안 관리에 매몰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관료조직을 어느 정도 장악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농업계에서 바라는 농정개혁을 이룰 수 있다고 분석한다. 여기에 적합한 인물로는 박진도 충남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김현권 국회의원, 황수철 농어업정책포럼 대표 등이 거론된다.

이와 관련 농업계 한 인사는 “후임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농정개혁 과제를 올바르게 수행해야 하는데 적합한 인사가 지명돼야 한다”라며 “더불어 농업 현장을 잘 이해하는 것도 중요한 요건이다”라고 밝혔다.

이동광 기자 leedk@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