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한국원예학회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2월 22일 aT센터에서 ‘개방과 소비자 시대-한국원예의 과제’라는 주제로 제12회 원예산업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쉼과 치유’ 어메니티공간 돼야
생협·꾸러미·로컬푸드 등
지속가능한 대안유통체계 구축
도농상생 먹거리 생산 모색을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농산어촌은 단순한 식량생산기지가 아닌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생 공간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사)한국원예학회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2월 22일 aT센터에서 개최한 ‘제12회 원예산업정책토론회’에서 이 같은 목소리가 한데 모아졌다. ‘개방과 소비자 시대-한국원예의 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향후 원예산업의 미래상으로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생’을 강조했다.

우선 허경옥 성신여대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농산어촌이 ‘공간’의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허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농산어촌은 식량을 생산하는 공간을 넘어서 이제는 쉼과 치유의 어메니티 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이는 도시와 농산어촌, 즉, 소비자와 생산자간 호혜상생의 공동체적 관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허 교수는 ‘꽃’을 예로 들었다. 화훼를 치유문화 산업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인데, 그는 “치유농업은 공동체 복원이란 가치를 담고 있고, 유럽에서는 이미 ‘녹색치유농업’이 농업의 한 분야로 인식되고 있다”며 “꽃은 정서적 허기를 해결할 수 있는 만큼 꽃을 힐링 치료제로서 활용해 자연과 더불어 몸과 마음을 치유하며 ‘더불어 살아가기’를 실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화훼농가 관광을 활성화, 농촌의 자연경관과 전통문화, 생활과 산업을 매개로 도시민과 농촌주민 간의 교류 형태로 추진되는 체류형 여가활동의 일환인 ‘그린투어리즘’ 상품을 개발할 것도 추천했다.

조완형 한살림연합 전무이사는 ‘상생’을 위한 과제로 ‘대안유통체계’를 꺼냈다. 조 이사는 “생산자와 소비자라는 대립적·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생산과 소비가 일체화된 존재”라며 “시스템에 의한 식생활세계의 식민지화에서 벗어나 호혜적 관계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대안유통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의 일반유통체계는 경쟁과 효율성을 앞세우는 식과 농의 가치를 추구하며, 식품안전 위협, 농업위기 가중, 농촌활력 저하, 농가경제 악화 등의 우려를 초래하고 있다는 게 조 이사의 분석이다.

조 이사는 “생산자와 소비자 상생의 대안유통체계로는 생협 형태, CSA(꾸러미) 형태, 로컬푸드 형태 등이 있다”며 “1980년대 중반 생협 등 소비자·생산자 상생의 대안유통체계가 등장한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토대로 가까운 장래 틈새시장을 넘어 주류시장으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언급했다.

박영범 지역농업네트워크협동조합 이사장도 ‘지역순환형 생산소비체계’를 제안, “상품으로서의 먹거리가 아닌 생산과 소비의 균형, 도시와 농촌의 상생관점에서 지속가능한 먹거리 생산과 소비의 기반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농업을 푸드로 인식 저변을 넓혀야 한다”고 밝혔다. 박 이사장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농정공약인 ‘푸드플랜’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박 이사장은 “푸드플랜은 행정기관이 운영중인 사회 전반에 걸친 다양한 분야의 정책연계로, 실행력 확보를 위해서 행정부처간 협력은 물론 민간 거버넌스가 푸드플랜 성공의 열쇠”라고 말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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