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과일 수입량 ‘역대최고’
작년 동기대비 16.4% 증가
금액 증가폭은 28.6%로
설 앞두고 ‘고가’ 수입 는 듯

채소는 저가 위주 유입추세
물량 증가폭 26.7% 반면 
금액 기준으로는 17.2% 기록
부류별 맞춤식 대응 필요


새해 벽두부터 수입 농산물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유독 올겨울 강했던 한파 등의 영향으로 과일과 채소 모두 1월부터 수입 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과일은 고가, 채소는 저가 위주의 물량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이에 따른 부류별 맞춤식 대응 전략도 요구되고 있다.

▲고가 위주, 수입 과일=19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1월 과실류 수입 물량은 5만9952톤으로 지난해 1월의 5만1527톤보다 크게 증가한 것은 물론 역대 1월 수입 과일 규모 중 가장 많은 양이 들어온 달로 기록됐다. 금액으로도 올 1월 9657만달러로 7511만달러였던 지난해 1월 수입 금액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수입 과일 시장은 금액 증가 폭이 28.6%로 물량 증가 폭인 16.4%보다 큰 것으로 봐 선물용 등 고가의 수입 과일이 국내 시장에 많이 들어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설 대목을 앞두고 과일 선물세트 중 수입 과일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생산량이 감소했던 사과를 비롯해 배, 만감류 등 주요 국내산 과일의 1월 시세가 낮았던 것에서 봐도 알 수 있듯 국내 과일 소비와 시세 지지에도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저가 위주, 수입 채소=유독 강했던 한파로 인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 품목이 많았던 채소류 역시 수입 채소 물량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달 수입 채소는 물량 기준 11만3394톤이 들어왔다. 최근 3년간의 수입 채소 규모를 보면 지난해 1월 8만5931톤이 수입된 것을 비롯해 2016년 1월 11만1221톤, 2015년 1월 7만9146톤이 수입됐다. 수입 금액 기준으로는 지난달 6347만달러를 보였다. 지난해 1월엔 5418만달러를 기록했다.

과일과 다른 점은 수입 채소 시장은 저가 위주의 수입 시장이 형성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1월과 올 1월 수입 채소류 신장률을 보면 물량 기준으로는 32.0% 증가했던 반면 금액 기준으로는 17.2% 증가에 그친 것이다.

▲부류별 대응방안=수입 과일은 FTA 등으로 관세가 낮아지는 품목이 많았음에도 수입 금액이 중량 증가치보다 높다는 것은 품목이 다양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1월 과일의 주 소비 경향이 방학을 한 청소년과 아이들 위주로 이뤄지고, 이들에게는 가격이 소비의 우선순위가 되지 않는 부모들의 과일 구매 영향도 더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늘어나는 수입 과일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선 국내산 과일의 가격보다는 품위를 중심에 두고 홍보 등 소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생산 현장에서도 생산량을 늘리는 것보다 품위를 높이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물가 조사 기관과 언론 등에서 물가 상승을 이야기함에 있어서도 과일 전체를 통틀어 ‘과일 가격이 높다’는 식의 발표보다 ‘수입 과일 가격이 높다’는 구체적인 언급을 해줄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수입 채소의 경우 저가 위주의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외식업계 등 식자재업계의 수요가 채소 소비의 주요 축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수입 채소류에 대한 검역 강화와 더불어 쌀과 배추김치류 등에 한정돼 있는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에서의 원산지 표시 대상 품목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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