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안성지역 마둔저수지(사진 위쪽) 물이 얼어있다. 평년 저수율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저수지 바닥을 보인 곳이라 안심할 수만은 없다. 충남 홍성읍 행정복지센터엔 ‘논물 가두기’ 현수막이 붙어있다.(사진 아래쪽)

금광·마둔·대사저수지
저수율 높아졌지만 평년 못미쳐
영농철 충분한 물 공급 ‘미지수’

강추위로 임시관로 얼어 붙어 
물 퍼올리기 작업도 쉽지 않아


연초부터 범 정부부처가 올해 가뭄예방을 위해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진행한다고 나섰다. 지난해 강수량이 평년 74% 수준에 불과하고, 누적강수량 부족이 지속됨에 따라 봄 가뭄에 선제적인 대비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농업부문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가 확보된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새로운 수자원을 개발해 농업분야의 가뭄대응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이 풍부한 지역에서 부족한 지역으로 수계를 연결하고, 지역 실정에 따라 저수지와 양수장 등의 수리시설을 확충해 10년 빈도의 가뭄에도 용수공급이 가능한 급수체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지난 해 극심한 가뭄으로 고초를 겪었던 경기 안성지역과 충남 홍성지역의 대표 가뭄저수지들을 둘러 봤다. 지난해보다는 상황이 나아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최근 이어지고 있는 봄철 가뭄과 영농철 농사용수 이용이 본격화 될 경우에도 충분한 물을 공급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로 보였다.  

경기 안성지역도 지난해 봄 영농철 극심한 가뭄을 겪었던 곳 중 한 곳. 지난 5일 찾은 금광저수지와 마둔저수지도 지난해보다 상황은 나아보였다. 저수지는 모두 꽁꽁 얼어붙어 있었지만 수위는 지난해보다 높았다. 공사 저수율 현황에 따르면 5일자 금광저수지의 저수율은 가뭄이 심각했던 지난해 저수율 37.3%보다 높은 53%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평년 83% 저수율을 기준으로 64%수준에 불과한 상황.

비슷한 상황을 보였던 같은 지역 소재 마둔저수지는 금광저수지보다는 나았다. 5일 기준 저수율은 74.5%로 전년 28.6%에 비해 높고, 평년저수율과도 비슷한 수준을 보여 평년대비 저수율도 93.9% 수준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들 두 저수지는 지난해 영농철 저수지가 바닥을 보이면서 긴급하게 평택호에서 진사보까지 임시관로를 설치해 인근 농지 550ha에 급수를 진행했던 곳. 올해도 안심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어 보였다. 

충남 홍성 소재 대사저수지를 찾은 것은 이에 앞선 지난 3일. 꽁꽁 얼어붙은 칼바람 날씨에도 낚시꾼 둘이 얼음낚시를 하고 있었다. 대사저수지는 한국농어촌공사가 양수저류를 통해 물을 퍼 올리고 있는 저수지다. 농어촌공사가 집계한 5일 기준 이곳 저수율은 50.8%로 전년 동기 18.1%보다 높았지만 평년수준에는 63.4%에 불과한 상황을 나타냈다.

특히 한파로 물을 퍼 올리는 작업도 여의치 않아 보였다. 물을 퍼 올리기 위해 설치해 놓은 임시관로는 강추위로 인해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겨울철 어렵게 진행되고 있는 물 퍼 올리기까지 한파가 시샘하는 것 같았다.

대사저수지를 들러 홍성 읍내를 지나는 길. 홍성읍 행정복지센터가 내건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논물가두기! 가뭄극복의 첫걸음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올 한해. 농업용수 아껴 쓰고, 다시 쓰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