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8월 폭염 탓 올해 꽃눈분화율 전년보다 낮아

사과주산지의 꽃눈분화율이 전년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나 가지치기를 할 때 가능하면 꽃눈을 많이 남겨둬야 한다는 주문이다.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은 지난 16일, 올해 사과 주산지 꽃눈분화율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이같이 당부했다.

꽃눈분화는 식물이 생육하는 도중에 식물체의 영양조건, 기간, 기온, 일조시간 등 필요조건이 다 차서 꽃눈을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사과나무의 꽃눈분화율은 전년도 나무의 관리상태에 따라 결정되는데 열매가 달리는 양이 적절하고 생육이 건전한 나무는 꽃눈분화율이 높다. 반면 잎이 일찍 떨어진 과원이나 열매가 많이 달렸던 과원, 생육이 지나치게 왕성했던 과원에서는 꽃눈분화율이 낮다.

이와 관련, 농진청은 1월 3일과 4일에 걸쳐 경북 군위, 영주, 청송, 경남 거창, 전북 장수, 충북 충주 등 사과주산지를 대상으로 꽃눈분화율을 조사했다. 조사결과 꽃눈분화율이 사과 ‘홍로’ 품종은 60%, ‘후지’ 품종은 51%로 전년보다 떨어지고 지역 간 편차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과주산지별 꽃눈분화율이 ‘홍로’ 품종은 군위 39%, 청송 63%, 장수 70%, 충주 75% 수준이었다. 또 ‘후지’ 품종은 군위 42%, 청송 54%, 장수 51%, 충주 60% 정도였다.

꽃눈분화율이 낮은 것은 2017년 7~8월의 폭염으로 인해 꽃눈분화가 저조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2017년에 우박피해가 심했던 지역의 경우 꽃눈크기가 3.2~3.5㎜로 작고, 꽃눈분화율도 10% 미만으로 매우 저조했다. 사과의 경우 꽃눈분화율이 낮을 때 가지치기를 하면 열매를 맺는 비율이 낮아지거나 좋은 꽃눈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반면 꽃눈분화율이 높은 경우에는 열매솎기 노력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지치기를 많이 해야 한다.

사과재배농가의 경우 가지치기에 앞서 세력이 중간 정도인 나무를 선택해 꽃눈분화율을 조사해보고 가지치기 정도를 결정해야 한다. 즉, 꽃눈분화율이 65% 이상이면 가지치기를 할 때 가지를 많이 제거하고, 56~64%이면 평년처럼 가지치기를 하며, 55% 이하인 경우에는 열매가지를 많이 남겨야 꽃눈확보가 가능하다.

박무용 농진청 사과연구소 연구사는 “안정적인 수량 확보 및 열매솎기 노력절감 등을 위해 농가에서는 꽃눈분화율을 조사한 다음 가지치기 정도를 결정할 것”을 주문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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