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뭔가 달라지겠지.” 날씨와 생산량, 소비 심리 등 상수보다는 변수가 많은 농산물 도매시장 특성상 시장 내 유통 주체들의 마음도 연중 변화무쌍하다. 하지만 새해 첫 경매일만큼은 올해는 무언가 달라지길 바라는 ‘기대감’이 유독 크다. 무술년 새해 첫 경매 개장일 역시 그러한 기대감이 가득 찼다. 특히 올해엔 농산물 선물 한도를 올린 청탁금지법 개정과 과일 의무자조금 시행 등에 기대하는 목소리가 자주 들렸다. 초매식 등 새해 첫 경매 시작을 알리는 도매시장의 풍경을 담아봤다.

과일 의무자조금 시행 원년
생산자 스스로 소비 확대 노력

사과, 설 맞춰 대과 중심 출하
배 5kg 단위 소포장 관심 당부

“생산자-중도매인과 상생” 다짐도

의무자조금 출범 기대감 고조
청탁금지법 개정에 소비 기대

 

▲ 가락시장에서 유일하게 초매식을 진행한 중앙청과 임직원들이 출하자, 중도매인과 함께 새해 힘찬 출발을 다짐했다.

●가락시장 초매식   
“청탁금지법 개정 기대감…소비변화 반영 고품질로 승부”


새해 첫 과일(사과·배) 경매가 열린 1월 3일 오전 9시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이날 가락시장에서 유일하게 초매식을 진행한 중앙청과의 과일 경매장엔 출하 농가와 법인, 중도매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새해 첫 과일 경매를 기다리면서 지난 한해를 돌아봄과 동시에 올 한해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우선 과일산업 관계자들에게 지난해는 그리 좋았던 기억이 되지 못했다.

배 재배 농가인 김성복 수정농원 대표는 “지난해 배는 풍년이었는데 역설적이게도 풍년이어서 출하량이 많아 농가들은 힘들었다. 여기에 수입과일도 다양해져 국내산 과일의 설자리가 줄어들었다”며 “배 소비도 덜 되고 시세도 침체돼 2017년은 힘든 한해로 기억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도매인인 김순곤 삼원후르츠 대표는 “국내산 과일만을 취급하고 있는데 지난해는 과일 생산자와 유통인 모두가 힘들었던 해였던 것 같다. 풍작으로 출하량이 늘어난 품목도 많았고 청탁금지법까지 시행되다보니 어려움이 가중된 해였다”고 지난해를 돌아봤다.

반면 2018년은 기대감을 갖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특히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과일 의무자조금과 청탁금지법 개정에 대해 기대하는 이들이 많았다.

박철선 충북원예농협 조합장(한국과수농협연합회장)은 “생산자들은 올해부터 의무자조금을 시행해 스스로가 산업을 지키고 소비를 늘리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며 “의무자조금이 정착되면 국내 과일산업도 안정이 될 것이고, 소비자들에게 더욱 사랑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소비자들도 많은 기대와 성원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김순곤 대표는 “청탁금지법이 개정돼 농산물에 대한 선물 한도가 늘어난 것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며 “이번 설 대목에서부터 이런 효과가 나타나길 바란다. 정부와 관련 기관에서도 국내산 과일에 대한 다양한 홍보 사업을 전개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의 유통 전문가들은 올해 산지에 대한 당부와 격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김갑석 중앙청과 경매부장은 “사과는 전반적으로 설을 앞두고 대과가 많은 상황인데 이들 물량은 설에 맞춰 출하를 하는 것이 유리하고 배는 시세가 낮아 관망하는 분위기인데 이럴 때일수록 고품위 위주의 출하를 해 소비자들에게 맛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며 “특히 배의 경우 이제는 5kg 단위 소포장 호응이 높은 만큼 소포장에 대한 관심도 기울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류형선 찬솔농원 대표(중도매인)는 “어려울수록 고급 과일로 승부를 해야 한다. 백화점에 입점되는 과일이 비싼 가격임에도 꾸준히 소비가 이뤄지는 것은 맛이 좋기 때문”이라며 “또한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신품종 과일이 계속해서 나와 주고, 포장 역시 줄어드는 가구 변화에 맞춰나가야 한다. 딸기의 경우 국산 품종을 중심으로 품질력을 높여 출하량이 늘어도 시세가 지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초매식을 진행한 중앙청과에선 올해 도매법인의 역할에 대한 다짐도 밝혔다.

이영신 중앙청과 전무이사는 “생산자들이 정성껏 재배해 출하한 농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생산자들이 보기에는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부분들을 잘 수용해 생산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도매법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무엇보다 소비자에게 생산자들의 아픔을 잘 알려 소비를 늘려나가는 데 주력하겠으니 도매법인들을 믿고 출하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원석 중앙청과 대표도 “새해엔 다함께 더불어 다 같이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출하주와 중도매인과의 가교 역할에도 더욱 매진하겠다. 불편함이 없는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에도 더욱더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번 초매식엔 중앙청과 임원과 과일팀 전직원, 중도매인 등 시장 종사자들과 더불어 충북원예농협, 대구경북능금농협, 안성과수농협, 천안배원협, 경기동부과수농협, 서울원예농협, 평택과수농협, 현서농협, 청송조공 등 주요 과수 농협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또 청송 GAP작목반, 안성출하작목반연합회, 배마을, 이품회 등 지역의 주요 과일 작목회 관계자들도 참석해 올 한해 풍성한 결실을 기대했다.

김경욱·김영민 기자 kimkw@agrinet.co.kr
 

▲ aT 화훼사업센터는 서울 양재동 화훼공판장에서 새해 첫 경매의 시작을 알리는 ‘2018년도 화훼공판장 초매식’을 개최했다.

●aT 화훼공판장 초매식은
“새로운 화훼소비 창출에 총력”


최근 침체되고 있는 화훼산업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사업센터가 역대 최고 경매액 달성을 목표로 삼으며 공격적인 한해를 예고했다.

지난 3일 오전 서울 양재동 소재 aT 화훼공판장에선 새해 첫 경매의 시작을 알리는 ‘2018년도 화훼공판장 초매식’이 열렸다. 이번 초매식엔 각 부류별 중도매인과 경매사, 출하 농가 등 200여명의 화훼 유통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aT 화훼사업센터는 역대 최고액인 1120억원을 올해 경매 목표로 발표하며 힘찬 출발을 다짐했다. 초매식 현장에선 화훼산업 활성화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각 사업부장들이 2018년 사업계획을 보고한데 이어 투명하고 공정한 경매 진행을 다짐하는 경매사 선서가 진행됐다. 그동안 초매식에서 진행되던 고사 방식을 탈피, 올해 화훼산업 도약을 위한 화훼 유통인들의 긴장감을 드러냈다는 것이 aT의 설명이다.

조해영 aT 유통이사는 “2017년은 화훼산업의 위기를 맞아 화훼 유통인 모두가 합심해 화훼 소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한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며 “화훼 유통인은 2018년에도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새로운 소비를 창출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aT도 대한민국 화훼산업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기 위해 올 한 해도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한편 aT는 이날 2017년도 aT 화훼공판장 경매금액이 107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T는 역대 최고였던 2016년 1107억원의 97%에 해당하는 경매 실적으로 청탁금지법 영향으로 화훼산업이 극심한 침체기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각적인 시장 활성화 노력을 통해 이룬 성과임을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 구리농수산물공사 반부패 청렴 결의대회에서 열린 청렴약속 메모 달기 행사.

●구리시장 ‘청렴 결의대회’
“부패 없는 신뢰받는 시장으로”


수도권 동부시장을 담당하는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에선 새해 첫 영업일에 맞춰 반부패·청렴 결의대회를 개최하며 새해 깨끗한 시장을 약속했다.

구리농수산물공사는 2일 공사 회의실에서 시무식과 함께 ‘반부패·청렴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이번 결의대회는 임직원의 청렴에 대한 실천의지 강화와 새시장 정착을 약속하는 취지로 마련돼 반부패·청렴 선서식, 청렴약속 메모 달기 등이 이어졌다.

우선 이날 공사 전체 임직원들은 법과 원칙을 준수하고 청렴한 공직사회 구현을 위해 솔선수범한다는 취지에서 청탁 안하기, 금품·향응 수수금지, 외부의 부당한 간섭 배제 등에 대한 선서와 서약을 했다. 또 청렴의식 수준을 제고하고 부정부패 제로에 도전하는 의지를 서명한 청렴약속 메모를 나무에 달며 실천을 다짐했다.

김용호 구리농수산물공사 사장은 “도매시장에서 확산되고 있는 새시장 만들기 운동은 의식 개혁, 체질 개선, 고객만족 운동이며 이 운동의 근본은 청렴한 마음가짐”이라며 “청렴한 공직관 확립으로 고객에게 신뢰받는 새시장을 만들어 나가자”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구리농수산물공사 관계자는 “2017년도 청렴도 측정대상에서도 702개 기관 중 최근 부패발생 감점이 없는 14개 기관에 해당돼 청렴도 측정 제외 기관으로 선정됐다”며 “1팀 1과제 청렴 운동 실천, 청렴 자가진단, 내외부 청렴교육을 실시하는 등 직원들의 청렴 마인드 향상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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