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육성 신품종 아리향 시장평가회’에 참석한 가락시장 딸기 유통 종사자들은 아리향에 높은 점수를 줬다.

과즙 풍부, 당도 높고 크기도 커
시장 유통종사자 높은 점수
봄까지 경도·당도 유지 관건


딸기 시장을 주도할 또 하나의 국산 딸기 신품종이 출현한 것일까.

지난 13일 가락시장 중앙청과 회의실에서 진행된 ‘국내 육성 신품종 딸기, 아리향 시장평가회’에선 아리향에 대한 시장 관계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일본 품종이 주도했던 국내 딸기 시장을 국산 품종으로 돌려놓은 설향의 뒤를 아리향이 이을지 벌써부터 주목되고 있다.

아리향을 개발한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과 이 아리향을 군 주력 품목으로 키울 홍성군농업기술센터가 함께 주관하고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가 후원한 이번 평가회에선 아리향에 대한 품종 소개와 더불어 시장 유통 종사자들의 평가가 진행됐다.

아리향 개발자인 김대영 원예원 연구사에 따르면 아리향은 딸기 특과인 25g 이상 생산 비중이 70%를 넘는 고경도 대과성 품종이다. 비교 품종이자 딸기 주력 품종인 설향 대비 화아분화가 2~3일 정도 빠르며 당도는 큰 차이가 없고 산도는 조금 높아 새콤달콤한 맛을 지닌다. 과색은 진홍색으로 현재 충남 홍성과 경남 사천을 비롯해 16개 농가 30동에서 시범 재배되고 있다. 과실 착색은 빠른 반면 착색 후기에 맛이 들며 각 화방 1번과에서 난형과 발생 빈도는 높다. 서울대에 의뢰한 성분 분석 결과에선 설향보다 비타민C와 안토시아닌 함량이 15%, 16% 각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품종이라는 특성상 지역 간 균일 재배, 포장 방법 등에 대한 과제가 주어졌지만, 아직 미생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시장 관계자들은 높은 점수를 줬다.

탁송철 거상푸르넷 이사는 “과즙 많고, 당도 좋고, 과도 크다. 한마디로 품질이 정말 좋다”며 “수량만 제대로 받쳐준다면 농가들도 설향보다 아리향을 선택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경매단가도 설향보다 높게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김문겸 중앙청과 경매과장은 “과가 너무 크게 나오는 1번과만 출하를 자제하면 백화점에서 고품위 감귤로 충분히 공략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용흠 서울청과 경매부장은 “맛으로만 따지면 정말 우수하다. 다만 과가 커 포장을 어떻게 해야 할지, 무르기 시작하는 봄철에도 경도나 당도가 유지될지 등 신품종인 만큼 좀 더 지켜는 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직 시범단계인 신품종이지만 아리향은 홍성에서 특화 품목으로 육성할 계획을 갖고 있는 등 조만간 시장에서 아리향이 본격적인 모습을 보일 조짐이다.

윤길선 홍성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홍성에선 내년에 아리향 품종을 확대, 보급하고 홍성의 특산물로도 육성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수립했다. 농가와도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명숙 원예원 기술지원과장은 “이번 평가회에선 농가에 확대 보급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내년에 아리향을 시범사업으로 기술 지원하고 예산도 지원해 확산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며 “내년엔 좀 더 좋은 상품으로 만들어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가락시장에서 진행된 50여 신품종에 대한 시장 평가회는 이번 아리향 평가회를 끝으로 올해 일정을 마무리 지었다. 원예원은 내년엔 시식, 홍보 행사 등을 통해 신품종을 본격적으로 시장에 정착시킬 방침이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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