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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월동무 하차거래 돌입 ‘갈등 여전’
   
▲ 가락시장에서 11월부터 시행되는 제주 월동무 하차거래에 대해 산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일 대아청과에서 실시한 제주 월동무 컨테이너 팰릿 출하 지게차 하차 시연회.

컨테이너당 적재량 800kg 줄고 박스포장 가격도 비싸 
서울시공사 물류비용 증가 지원 나섰지만 턱없이 부족
세척장 등 산지여건도 마련 안돼…농가 부담 고스란히 

산지는 “박스포장한다고 단순히 가격이 오르나” 회의적
정부·지자체 지원 시급…“지원상황 따라 유예를” 주장도


11월부터 서울 가락시장에 반입되는 제주 월동무에 대해 하차거래가 실시된다. 산지에서는 당장 하차거래에 따른 실익이 없고 오히려 물류비용 증가로 농가들의 수취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가락시장 시설현대화사업과 연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어떻게 추진됐나=서울시공사는 가락시장의 물류개선 계획에 따라 차상거래 품목의 하차거래를 추진해 왔다. 그동안 차상거래를 실시하면서 차량 위의 상품을 감정함에 따라 낙상 등 사고 발생 및 위생문제가 발생했다는 것. 또한 배추와 무에서 발생하는 재에 대한 분쟁도 지속돼 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매 및 하차 대기로 차량의 대기시간이 오래되면서 추가 물류비가 발생하는가 하면 시장내 혼잡이 가중되고 농산물의 품질이 저하되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는 것이 서울시공사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육지무와 제주무, 양파, 총각무에 대한 하차거래 전면 시행을 계획 또는 실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육지무는 지난 4월부터 양파와 총각무는 7월부터 하차경매를 실시하고, 제주무를 포함한 월동무는 11월부터 하차경매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의 배경에는 가락시장 시설현대화사업과 맞닿아 있다. 당장 채소2동의 시공을 오는 2019년까지 마무리하고 2020년부터 무·배추동과 건고추·마늘 동의 시설을 이전해야 된다.

이렇게 되면 지금의 차상거래는 금지되고 하차경매를 통해야만 거래가 가능하게 된다.

이러한 계획에 따라 채소2동으로 이전하는 품목들의 하차거래를 지금부터라도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 서울시공사의 목표다. 이에 도매법인도 11월부터 시행되는 월동무 하차경매로 인해 발생할지 모르는 냉해피해 예방을 위한 경매장의 시설을 보완하거나 보온재를 별도로 제작하는 등의 작업에 착수했다.

▲하차거래 반대 이유는=이러한 서울시공사의 계획과는 달리 당장 일부 품목에서 하차거래는 난관에 부딪혔다. 총각무가 대표적 예다. 서울시공사는 당초 7월부터 총각무에 대해 하차거래 시행을 강행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농가들은 하차거래를 할 경우 평소에 비해 적재량이 줄어들게 되면서 농가들의 운임비 부담도 커질 것이라 주장했다. 이에 서울시공사는 물류비 지원을 통해 농가 부담을 줄이겠다고 했지만 그 비용이 턱 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농가들의 주장이다. 그 결과 총각무 하차거래는 서울시공사의 예상과는 달리 1달이 넘는 진통을 겪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진통이 오는 11월부터 시행되는 월동무 하차거래에서도 똑같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 농가들과 지역 농협 등에 따르면 하차거래를 하게 되면 만만치 않는 추가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존 18kg 기준 PE포장으로 유통할 경우 1컨테이너에 통상 265개를 실을 수 있지만 하차거래를 위한 20kg 박스포장의 경우 1개 컨테이너에 190개 정도를 실을 수 있다. 단순 수치로만 계산해도 1개 컨테이너 당 약 800kg 이상이 차이난다. 이처럼 박스포장을 하면 그만큼 적재효율이 떨어져서 물류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 박스포장의 경우 PE포장에 비해 단가가 비싸다. 추가비용이 더 들어가는 셈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서울시공사도 제주 월동무에 대해 20kg 박스포장에 대해 8000원을 지원하면서 산지의 부담 경감에 나섰지만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하차거래 시행에 대비한 제주 산지의 여건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는 실정이다. 몇 년 전 제주도에서 시설을 지원한 적이 있지만 일부에만 지원이 됐고 이들 시설이 현재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도 미지수다. 그렇다 보니 지역 농협을 중심으로는 제반 여건이 돼 있지만 대부분 세척장은 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이 현지 농협과 농가들의 설명이다.

오만탁 한농연 제주성산읍회장은 “기존 컨테이너 유통과 비교해 하차거래를 할 경우 추가로 운송비와 물류비가 더 들어간다. 농가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제주 지역 농협의 한 관계자도 “일반 영농법인이나 농가들은 박스 작업을 위한 장비가 거의 없다. 과거 도에서 지원을 한 이후 끊겨서 추가로 장비가 지원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현안 해결 시급=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하차거래는 가락시장 시설현대화사업과 맞물려 시행이 불가피하다. 결국 농가들이 추가 부담해야 하는 물류비나 포장비를 상쇄할 수 있을 정도로 경락가격이 뒷받침된다면 의외로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다.

서울시공사는 다른 품목의 사례를 들어 포장화를 할 경우 경락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추가 물류비와 포장비 가격은 충분히 상쇄가 가능하다고 말하지만 산지에서의 전망은 회의적이다. 당장 올해 월동무의 재배면적이 늘어 출하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차거래를 하지 않아도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하차거래에 따른 상승되는 비용을 경락가격으로 메우기는 어려워 보인다.

윤덕인 서울시공사 유통물류팀장은 “4월부터 육지무의 하차거래를 실시하면서 다른 시장에 비해 가격이 올랐다.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며 “물량이 늘어 가격이 떨어지는 것과 하차거래를 연계하는 것은 다르게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산지에서는 “경매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중도매인들인데 박스포장을 한다고 단순히 가격을 높게 준다는 근거는 무엇이냐”며 “산지에서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제도를 시행하면 농민들에게 비용이 그대로 전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하차거래가 안정화되는 기간 동안 당장 농가들의 비용상승 보전과 산지의 작업 여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동반돼야 농산물 물류효율 개선과 비용부담 해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보인다. 이에 따라 채소2동 시설현대화사업에 다소 시간이 있는 만큼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상황에 따라 유예를 다시 한번 검토해 보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윤덕인 팀장은 “제주 월동무 하차거래는 이미 수년 전부터 시행을 두고 유예가 반복돼 왔던 사항이다. 이제는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면서도 “(산지의 입장에 대해서는) 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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