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회장·각 경제대표 등
자회사 이사 겸직도 ‘도마위’
파견 직원도 354명 달해    
“개선대책 마련하라” 주문


큰 지적 없이 끝이 난 지난 20일 농협중앙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 하지만 임원의 겸직과 전문성 문제를 지적하는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지면서 농협이 이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경제지주 자회사 임원에 대한 전문성 문제는 이전 국감에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 온 터라 더 관심거리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만희 자유한국당(경북 영천·청도) 의원은 추가질의를 통해 농우바이오 임원들의 전문성을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은 “농우바이오의 주요 임원들을 보니까 사실은 대표이사를 제외하고 종자산업과 관련이 없는 분들”이라면서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일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의원은 또 “다른 자회사와는 다르게 세계 시장 속에서 경쟁할 수 있는 농협의 자회사 중에서는 유일하지 않은가 생각한다”면서 “국제적으로 이름 있는 회사로 키워 달라”는 주문도 빼 놓지 않았다.

1998년 IMF로 인해 국내 토종 종자기업들이 대부분 외국자본에 팔려 나가고 유일하게 농우바이오만 국내 기업으로 남아 있다는 점에서 애정을 담았지만,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전문성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안된다’고 지적한 셈이다.

이완영 자유한국당(경북 칠곡·성주·고령) 의원은 중앙회장의 문제에 대해 “이는 비상임 이사로 인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왜 비상임 이사가 중앙회장이 돼 있는지 이해를 못할 일이고, 필요하다면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농협경제대표들이 각 자회사의 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농업경제대표가 5개 자회사의 이사를 겸직하고 있고, 축산경제대표는 2개 자회사에 겸직을 하고 있다”면서 “이는 자율경영을 침해할 소지가 있고, 상법상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농협중앙회 직원의 자회사 파견에 대해서도 이 의원은 “독립법인의 영업회사인데, 중앙회 직원이 많이 자회사에 파견이 돼 있다”면서 “점진적으로가 아니라 즉각적으로 검토를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완영 의원이 국감에서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중앙회 및 각 지주가 자회사에 파견한 임직원은 임원 7명, 직원이 354명에 이르고, 2013년 이후 중앙회에서 퇴직한 임직원들이 자회사에 재취업한 경우는 147명에 달한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물론 자회사로 갈 수도 있다”면서도 “그런데 너무 지나친 것 아닌가? 중앙회 사람이 이렇게 뚝 떨어지면 자회사 직원들의 사기도 떨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농협중앙회는 신용과 경제사업 분리에 따라 현재 농협중앙회 직원의 자회사 파견 문제를 정리하고 있는 상황으로, 점진적으로 이를 해소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진우 기자 leejw@a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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