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나비와 호랑나비, 서양민들레와 냉이, 왕우렁이 등 우리주변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생물 30종이 기후변화가 농업부분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생물에 선정됐다. 지표생물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는 방법이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10일 우리나라 농경지와 그 주변에 서식하는 생물 1632종을 대상으로 현장조사와 전문가의견을 수렴해 이중 30종을 ‘농업부문 기후변화 지표생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환경부가 선정한 기후변화 지표생물 100종은 전문가포럼 등을 통해 멸종가능성이나 서식분포범위 이동 등을 바탕으로 선정된 바 있다. 반면 이번에 선정된 농업부분 기후변화 지표생물은 현장조사결과와 전문가 의견을 모두 반영해 농촌에서 일반인들이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종들로 선정됐다.

‘농업부문 기후변화 지표생물 30종’은 기후변화가 농업부분에 미치는 영향을 효과적으로 감시하고 예측할 수 있는 생물종으로 기후민감성, 농업생태계 상징성, 종 조사 용이성, 종 분류 용이성 등을 기준으로 선정된 것이다.

농업생태계는 작물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물과 환경인자들이 복잡하게 상호작용을 하고 있어 기후영향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기후영향을 빠르고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국내외적으로 지표생물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선정된 30종의 경우 노랑나비, 호랑나비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종뿐만 아니라 식물, 나방류, 벌류 등 다양한 생물군이 포함돼 있다. 이중 식물은 서양민들레, 냉이, 큰개불알풀, 서양금혼초, 광대나물, 꽃마리, 큰망초 등 7종이다. 또 수서무척추동물은 왕우렁이, 물방개, 잔물땡땡이, 애물땡땡이, 꼬마줄물방개, 물자라, 애기물방개 등 7종이다. 나비·나방류는 남방노랑나비, 이화명나방, 배추흰나비, 호랑나비, 노랑나비 등 5종이며, 거미류는 긴호랑거미, 기생황거미, 각시어리왕거미 등 3종이다. 벌류는 등검은말벌, 털보말벌, 장수말벌, 황말벌 등 4종이고, 육상딱정벌레류인 남방폭탄먼지벌레, 폭탄먼지벌레, 홍딱지반날개, 끝무늬녹색먼지벌레 등 4종도 지표생물에 선정됐다.

이와 관련 농진청 기후변화생태과 김명현 연구사는 “이번에 선정된 지표생물은 현장조사와 전문가의견을 반영했으며 기후민감성, 농업생태계 상징성, 조사용이성 등 다양한 각도로 평가한 후 선정돼 의미가 있다”며 “지표생물 30종을 대상으로 2018년부터 전국적인 실태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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