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심해 염도관리 어려워…동절기부터 물관리 필요

기록적인 가뭄이 이어지면서 올해 간척지에서의 논농사가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이 같은 현상이 앞으로도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간척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담수호의 염도 관리가 기후변화에 따라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물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간척지농업연구회(회장 장중석) 주관으로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 33센터에서 열린 ‘기후변화 대응 간척지 농업 지속화 방안 모색 심포지엄’에서 최진용 서울대 교수는 이같이 분석했다. 올 모내기철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염해가 발생한 서산·태안지역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간월호에 대한 강우량·수위 변화·염도 등에 대한 분석을 통해서다. 

최 교수는 “수원측후소의 지난 10년간 월 강우량 변화를 보면 년단위뿐만 아니라 월단위로도 편차가 심해지고, 2014년 이후부터는 평균 강우량에 못 미치는 강우를 보였다”면서 “올해 가뭄은 이미 지난 2014년부터 누적된 결과”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또 “최근 5년간 간월호의 수위변화를 보면 올해가 큰 폭으로 떨어졌고, 이에 따라 염도가 급격히 올라갔다”면서 특히 “담수호의 수위가 일정치 않는 등 염도관리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본격적인 강우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7월 1일을 기준으로 간월호의 염도는 최소 3600ppm에서 최대 8200ppm을 기록했으며, 비가 온 같은 달 11일에는 염도가 최소 800ppm에서 최대 1400ppm으로 떨어졌다.

사실상 비가 문제를 해결해 준 것으로 이에 대해 최 교수는 “염도는 강우와 담수호의 수량에 따라 좌우되고, 따라서 수량관리의 중요성이 높다”면서 이에 따라 “동절기부터 물관리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벼의 경우 재배 특성상 물이 계속 드나들면서 염분을 씻어 염분 축적이 적지만 밭은 이와 달리 축적되기 때문에 염분에 민감하다”면서 “좋은 수질의 농업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8570ha에 달하는 새만금농업용지에 들어설 시설원예와 밭작물 중심의 농업이 원만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사전적으로 적절한 농업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당초 농식품부는 만경강과 동진강 주변부에 조성된 농업용지에서 쌀 수출단지를 비롯해 원예수출단지 등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내 쌀 수급상황이 과잉을 나타내면서 쌀 생산·수출계획에서 밭작물로 전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미 준공된 담수호도 대부분이 밭작물 재배에 용수로 사용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 이에 대해 최진용 교수는 “기후변화에 따른 담수호의 관리문제가 있다는 것은 사실이고, 또 쌀 수급조절 때문에 간척지에서의 벼 재배도 저항이 크다”면서 “하지만 다른 작물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높은 수질의 농업용수 공급 기술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측후소란? 
습도·풍향·풍속·강수량·기온 등을 관측하는 곳으로 농업 기상에 관한 관측은 수원측후소가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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