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염소협회와 한국흑염소협회는 지난 21일 세종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염소 생체 수입 반대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에 뉴질랜드산 염소 수입 금지와 염소산업 육성 방안을 요구했다

염소·흑염소 농가 200여명
농식품부 앞에서 '결의대회'
염소산업 육성 방안 촉구도


염소 및 흑염소 사육 농가들이 정부에 뉴질랜드산 염소 수입 반대와 염소산업 육성 방안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염소협회와 한국흑염소협회는 지난 21일 세종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생체 염소수입 반대 결의대회’ 집회를 가졌다. 이날 전국의 염소 및 흑염소 사육 농가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부에 △생축 염소수입 반대 △염소산업 육성 방안 마련 △냉동수입육 쿼터제 전환 △양고기가 염소고기로의 둔갑 유통 근절 등을 요구했다.

사육 농가들이 결의대회에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염소 생축 수입 반대’다. 이는 최근 일부 수입업자들이 검역조건이 체결된 뉴질랜드로부터 염소 생축을 수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육농가들은 뉴질랜드로부터 염소 생축이 수입될 경우 국내 염소 가격 하락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재 국내 염소 생축 가격(거세 기준)이 kg당 7000원인데 뉴질랜드산 염소 생축이 수입될 경우 가격하락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농가들은 정부가 나서서 수입이 되지 않도록 검역조건을 강화해 줄 것을 요구했다.

경북 칠곡에서 염소를 사육하는 최준호 씨는 “염소의 kg당 생산비가 8000원인데 현재도 생산비 이하의 가격으로 농가들의 재정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뉴질랜드산 염소 생축이 수입되면 가격 하락으로 염소 사육 농가들의 도산이 연이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염소 산업에 대한 정부의 육성책이 없었던 부분도 지적하고, 향후 국내 염소산업 발전 중장기 대책 및 지원도 요구하고 나섰다. 이원직 염소협회 회장은 “염소 사육 농가와 사육두수는 갈수록 증가하는데 정부는 염소 산업을 도외시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국내 염소산업의 중장기 대책을 마련하고 재정 지원을 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뉴질랜드산 염소 생축 수입과 관련해 난감한 기색을 표했다. 뉴질랜드와 우제류 관련 검역조건이 체결된 상황인데 민간 차원의 수입을 정부가 막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뉴질랜드산 염소 생축 수입 신청이 없는 걸로 파악됐다”면서 “만약 뉴질랜드산 염소 생축이 수입된다면 검역을 철저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염소 산업 발전 대책과 관련해서는 “염소산업 발전 대책을 수립할 때 농가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라며 “언제든지 의견을 모아 농식품부로 전달해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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