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상기 하동군수는 1954년 하동읍에서 출생했다. 하동초등학교, 하동중앙중학교, 하동종합고등학교, 진주농림전문학교(축산학과)를 졸업했다. 인제대·부산대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 김해시 복지·경제환경국장, 합천군 부군수, 하동군 부군수, 경남도 문화체육국장, 진주부시장 등을 지낸 후 민선6기 하동군수로 당선됐다. 현장중심, 실천중심, 사람중심의 ‘마하행정·창조군정’으로 ‘새로운 하동, 더 큰 하동’을 향한 미래 100년 희망을 키워가고 있다.

|대담 김지식 한농연중앙연합회장

국가중요농업유산 제6호로 지정된 ‘하동 전통차 농업’의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 등재가 무르익고 있다. ‘대한민국 알프스 하동 100년 미래’ 건설을 모토로 ‘사람중심, 현장중심’ 행정을 펴면서 이를 야심차게 추진해온 윤상기 하동군수를 김지식 한농연중앙연합회 회장(본보 대표이사 회장)이 만나 특별대담을 나눴다. 농업경영인 출신 3선 광역의원인 이갑재(하동군, 자유한국당) 경남도의원, 김치구 한농연중앙연합회 대외협력부회장, 이학구 한농연경남도연합회 회장, 정갑채 한농연하동군연합회 회장 등이 배석해 함께 경청했다.

윤 군수는 “하동 전통차 농업의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간절히 고대한다”면서 “하동 대표 특산물인 하동녹차는 물론, 하동군 자체가 세계적 명품 브랜드로 급부상해 차 문화 확산, 농식품 수출 증대, 농촌 관광산업 활성화를 견인하는 계기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피력했다.


자연 그대로의 야생차밭서 재배
차산지 최초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
수출 확대·글로벌 유통채널 구축
스타벅스 통해 전 세계에 선보여

가공품 다양화·야생차문화축제 등
국내 녹차산업 부흥 노력 다각화



‘천년의 향기 머금은 슬로푸드’ 각광
- 하동 전통차 농업의 매력은?

“하동녹차는 지리산자락 섬진강변의 맑고 깨끗한 ‘웰빙과 힐링의 땅’에서 친환경적으로 생산된다. 기후 조건도 차 생육에 좋다. 돌·바위·나무 등이 있는 자연 그대로의 야생차밭에서 풀·고사리·녹차잎 등을 비배관리용으로 활용한 자연순환농법으로 수세기 전부터 재배돼왔다. 게르마늄 성분이 풍부해 생리활성 기능을 높이는 등의 효능도 탁월하다.

하동녹차농가는 수작업으로 한 잎씩 손수 딴 찻잎을 솥에서 덖어 구수한 맛과 향을 지닌 수제 덖음차로 제다를 해 고급차를 생산한다. 또한 7~8월에 수확한 잎을 이용해 발효차인 잭살차도 만든다. 잭살차는 선조 때부터 이어져온 하동지역만의 마실 거리이자 민가의 상비약으로 전통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아 2016년 국제슬로푸드협회의 ‘맛의 방주(Ark of Taste)’에 등록됐다.
특히 우리나라 차 시배지인 화개면의 야생 녹차밭은 ‘천년의 향기를 머금은 슬로푸드’로 각광받는 하동녹차의 진면목을 만끽할 수 있는 명소다.

‘지리산 화개동 야생차밭’은 828년 신라 흥덕왕 3년 대렴(大廉) 공(公)이 당나라에서 차나무의 씨앗을 가져와 왕명으로 지리산 일대에 처음 심었다는 삼국사기의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1200년에 이르는 녹차재배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차 시배지 아래에 있는 하동야생차박물관에서는 전통 덖음차를 만들고, 다례시연을 체험할 수 있다. 차문화센터에서 올해부터 박물관으로 거듭나 보다 체계적인 전시관 관리·운영이 이뤄지고 있다. 597㏊에 이르는 주변 야생 녹차밭이 영화나 드라마 촬영장으로 각광 받으면서 겨울철에도 탐방명소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윤상기 하동군수가 김지식 한농연중앙연합회 회장 등과 함께 ‘하동 전통차 농업’의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및 농업농촌 활력증진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하동녹차, 세계적 명차 브랜드 급부상
- 세계농업유산 등재 추진배경과 기대효과는?

“양질의 차 생산을 위해 농약이나 화학비료는 물론, 가공퇴비의 사용도 억제하는 등 친환경 유기농화에 힘써왔다. 화개면 정금리 일대 ‘유기농산물생산단지’를 비롯해 322개 농가(연면적 364㏊)가 친환경농산물인증 차를 재배한다.

‘하동 전통 차농업’은 국가적 보전가치를 인정받아 2015년 3월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국내 여섯 번째, 차 산지로는 국내 최초로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됐다. 내친 김에 국내를 넘어서 세계적인 전통차의 메카로서 가치를 인정받고자 2016년 4월 세계중요농업유산 신청서를 농림축산식품부를 통해 GIAHS(세계 중요 농업 유산 시스템) 사무국에 제출했다. 세계중요농업유산은 수세기에 걸쳐 발달하고 형성된 세계 중요 농업지역을 차세대에 계승하고자 2002년부터 FAO(UN식량농업기구)가 지정·운영하는 제도다.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3개 대륙 15개국에 걸쳐 36곳이 등재돼 있다. 한국에서는 제주도 돌담밭과 완도군 청산도 구들장논 2곳이 지정돼 있다. 차(茶) 관련 농업으로는 중국의 푸얼 전통차 농업, 자스민과 차문화, 일본의 시즈오카 차농업 3곳이 올라 있다.

등재여부는 9월 하순 로마에서 열리는 제4차 FAO 과학자문그룹 정기회의에서 윤곽이 드러나고, 11월 제5차 FAO 과학자문그룹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동 전통 차농업이 국내 세 번째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되면 하동녹차는 세계적 명차 브랜드로 급부상해 세계 차 시장을 선도하고, 차 문화 확산과 수요창출을 통한 수출 증대로 차 관련 산업이 활성화 될 것이다. 우리나라와 하동지역 이미지 제고도 기대된다. 한국 차산업과 문화의 재도약 기회가 될 것이다. 하동 차 산업으로 우리나라 6차 산업을 선도하겠다.”


국내 차 소비 감소…수출로 돌파구
- 최근 하동녹차산업에 부는 변화의 바람은?

“커피 시장의 양적 성장과 수입차·대용차 시장의 확산은 국산차의 급격한 소비 감소로 이어졌다. 차 농업, 2차 가공업, 차 관련 관광산업까지 전 분야가 위축되고 있다. 그러나 세계 차 산업과 시장은 지속적인 확장세를 보인다. 이에 해외수출 확대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유통시장 활성화 및 글로벌 유통채널 구축을 통한 판매시장 확대에 적극 나섰다. 특히 세계 최대 커피전문 가맹점 ‘스타벅스’를 통해 전 세계에 하동녹차를 선보이게 됐다. 스타벅스에 납품하는 국내 무역업체 비젼코리아와 친환경 가루 녹차 100톤(215만달러)에 대한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우리나라 녹차의 연간 수출량과 맞먹는 규모다. 최근에는 멕시코 항공 기내 납품 협의도 추진하는 등 수출을 위해 다방면으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고급가루녹차 생산을 위해 국내 최초로 하동녹차연구소에 녹차살균시설을 도입했다. 가루녹차 생산을 위한 차광재배도 실시해 고급 가루녹차 원료 생산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말차 생산을 위한 맷돌 32개를 구입해 생산에 돌입했다.

고품질 녹차 재배, 다양한 가공품 개발, 고급 가루차 수출 확대, 문화·관광과 산업을 접목한 야생차문화축제 등을 통해 녹차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재단법인 하동녹차연구소는 지자체연구소육성사업 응모로 2007년 10월 문을 연 이후 싱크탱크 역할을 넘어 시장개척에서 유통까지 하동녹차산업을 견인해왔다. 하동녹차연구소가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 차 산업과 문화를 선도하는 구심체로 기능을 더욱 확대해 나가도록 독려하겠다.

또한 지난 5월 열린 하동 야생차문화축제도 올해 21회째를 맞아 차의 6차산업화와 세계화를 모티브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48만명이 축제장을 찾아 200억원이 넘는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거두는 등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도약했다. 국제교류도 확대됐다.

2015년부터 3년간 야생차문화축제 기간에 해외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를 열었다. 수출 품목과 수출선 다변화에 기여했고, 작목반·가공업체·농협의 수출마인드도 업그레이드시켰다. 이에 힘입어 2014년 1026만달러에 그쳤던 하동군 농식품 수출이 2015년 1801만달러에 이어 2016년 2500만 달러를 돌파했다. 올해도 수출목표 3000만달러 달성을 위해 순항 중이다.”
 

하동군 화개면 정금리 차밭. 국가중요농업유산 제6호 지정에 이어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앞뒀다. ‘하동 전통차 농업’을 느낄 수 있는 다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무농약지구 선포·귀농센터 내실화
- 이밖에 힘써온 농업·농촌 활력 증진 시책은?

“친환경 농산물을 선호하는 소비패턴에 부응해 지난해 3월 화개면 전역을 무농약 지구로 선포한데 이어, 지난 5월에는 알프스 하동의 100년 먹거리 창출을 위해 악양면 평사리 황금들판에서 10차 산업 선포식을 가졌다. 평사리들판은 무농약 쌀 생산과 함께 체험·관광과 자연이 숨 쉬는 생태농업 기지화로 승화해 농가소득 향상은 물론, 어린 시절 추억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동시에 충족하는 고부가가치의 100년 먹거리 단지로 거듭날 것이다.

경쟁력 있는 농업 육성을 위해 미나리·고들빼기·곰취 등 신소득 작물 재배단지를 조성했다.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슈퍼호박, 슈퍼감자, 슈퍼해바라기 등 슈퍼작물 육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귀농밸리답게 귀농지원센터도 알차게 운영한다. 창업자금, 주택구입자금, 영농정착자금, 농업인턴지원사업 등의 시책으로 귀농인의 안정적 조기 정착을 지원한다.

또한 지역의 특색을 살린 김치축제, 호박축제, 미나리축제 등 다양한 소규모 축제를 발굴·육성해 농촌 관광객을 유치하고 농가소득과 연결시켜가고 있다. 활력 넘치는 농촌을 만들고, 농업인의 삶의 질을 향상 시켜나가는데 더욱 신명을 바치겠다.”

하동=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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