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수급조절협의회

 

높은 돈가로 손해 본 업체 등 
'가격 안정' 요구 받아들여져 
시간 두고 농가 공감대 형성
도축장 박피 중단도 유도키로


생산자단체, 육가공업체 등 양돈업계가 돼지고기 가격 안정을 위해 돼지가격 정산 기준을 현행 박피에서 탕박등급제로 전환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탕박등급제 정산에 대한 양돈 농가들의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 만큼 시간을 두고 진행하되 위생적인 부분을 고려해 우선 도축장의 박피 작업 중단을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지난 7일 서울 서초동 제2축산회관에서  ‘2017년도 제2차 양돈수급조절협의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육가공업계에선 높은 돈가로 인해 업체들의 손해가 크다면서 돈육 가격 안정을 위해 전국 돼지 거래량의 2% 수준에 불과한 박피 가격 기준의 정산 방식을 탕박등급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돼지고기 가격은 생산량과 수입량 증가에도 수요 증가와 도매시장 출하 물량 감소의 영향을 받아 각 시기별로 전년대비 최소 4.2%에서 최대 16.9%까지 높게 형성됐다.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가을철 가격 하락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평균가격은 전년대비 8.5%, 평년보다는 11.6% 높은 kg당 5000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용철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장은 “지금은 돼지를 비싸게 사서 싸게 파는 구조로 육가공업체들이 마리당 5만원에서 6만원 이상까지 적자를 보고 있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가격이 안정화 될 수 있도록 정부가 탕박등급제 정산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일부에선 박피보다 위생 안전성 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탕박으로 일원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일단 박피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병규 대한한돈협회 회장은 “농가들이 탕박등급제 정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시간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우선 농협을 중심으로 먼저 시행을 하고 자연스럽게 민간 도축장과 거래하는 농가들도 따라갈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돼지 정산방식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에 따라 우선 도축장을 대상으로 박피 작업 중단을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농협에는 탕박등급제 전환에 대한 협조를 구해 나가는 것으로 이날 회의를 정리했다.

김상경 농식품부 축산경영과장은 “탕박등급제 전환에 대해서는 생산자와 육가공업체 모두 공감하고 있으나 이를 전국적으로 일제히 동시에 실시할 것인가, 점진적으로 추진할 것인가에 의견차가 있다”며 “우선 도축장 관계자들과 만나 박피작업이 중단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고, 농협에는 돼지가격 정산 방식 변경에 대한 정부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전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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