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인해 우리 축산업은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축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우리는 국민들에게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축산물을 제공하지 못했다는 데에 깊은 반성을 한다. 이번 사태를 거울삼아 축산업에 만연해 있는 구조적 문제들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그간 축산업 질적 성장 소홀

그 동안 우리나라 축산업은 양적 성장에만 관심을 기울인 나머지 질적 성장에는 소홀한 면이 있다. 2015년 통계에 따르면 농림업 생산액 중 축산업이 40.9%(19조1000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 축산업은 농림업 분야에서 양적 성장은 뚜렷하다. 하지만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가축질병(AI, 구제역 등) 문제, 가축분뇨로 인한 악취문제, 동물복지 문제, 그리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살충제 계란 문제, 농식품 안전문제 등 질적 성장을 위한 축산환경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그 동안 정부는 지속적인 축산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전부터 기획하고 이에 따른 정책을 시행해 왔다. 친환경농축산업육성, 전염병예방대책 마련, 가축분뇨처리지원, 축사시설현대화, 무허가축사 적법화 등이 그 예다. 이런 정책들은 일부 성과를 거두기는 했지만, 축산관련 조직 및 예산의 부족으로 축산업의 체질을 전반적으로 개선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축산의 근본적인 문제의 시발점은 환경관리다.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은 우리 축산업의 문제를 여실히 보여주는 하나의 사건이다. 공장식 축산농장, 비위생적인 축산환경으로 인한 가축질병 발생, 가축질병 치료를 위한 살충제 살포라는 문제가 일어났다. 축산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친환경인증제도마저도 일부 부실한 면을 국민들에게 보여줬다.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축산업의 총체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선행돼야 할 것은 ‘깨끗한 축산환경 조성’이다.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을 비롯해 가축질병, 악취 및 소음, 동물복지 등 계속적인 축산업의 문제들은 비위생적인 축산환경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축산업을 바라봤을 때 ‘깨끗한 축산환경 조성’이야 말로 축산업의 구조개선을 위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농가 자발적 참여·의지 관건

축산업의 구조체계 개선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축산농장에 대한 환경개선을 유도하기 위해서 ‘깨끗한 축산환경 조성 추진대책’을 올해 초 발표했다. 농식품부의 이번 대책은 가축의 사양관리(사육밀도), 환경보전, 주변경관과의 조화 등을 통해 축사 내·외부를 깨끗하게 관리해 가축질병과 악취로 인한 문제 등을 사전에 예방하는데 있다. ‘깨끗한 축산환경 조성 추진대책’이 축산업의 체계개선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이번 대책의 성공은 무엇보다도 축산농가의 자발적 참여와 축산환경개선 의지라고 본다. 축사를 청결하게 유지하고, 적정 사료를 공급하는 등 사양관리기준을 지켜 가축을 사육해야 한다. 악취 등을 예방하기 위해 적기 분뇨처리, 적정사육밀도 유지, 축사시설 개선 등은 농가 스스로 해 나가야 한다. 정부지원이나 전문기관의 컨설팅도 스스로 축산환경개선에 노력하는 농가를 지원하는 쪽으로 전환돼야 한다.

장원경/(재)축산환경관리원장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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