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으로 오는 귀농·귀촌인들이 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통계청이 공동 발표한 ‘2016년 기준 귀농·귀어·귀촌통계’에 따르면 전체 귀농·귀촌인은 49만6048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30대 이하는 24만8720명으로 50.1%를 차지했다. 특히, 단순한 정착이 아닌 직접 농사를 짓기 위해 찜을 꾸린 인구가 2만559명이고, 이 중 5307명은 30대 이하였다고 하니, 인구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농촌에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귀농을 선택한 이들에게 박수를 보내면서도 한편으로는 농업의 참맛을 보기도 전에 포기하지는 않을까하는 조바심이 든다. 확실한 목표를 갖고 촘촘히 계획을 세워 귀농한 이들도 정착생활을 하면서 어려움에 부딪히는데, 전원생활의 ‘낭만’만을 상상하며 귀농을 선택한 이들이라면 ‘난감’을 먼저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귀농귀촌종합센터에 따르면 귀농 후 농사에 실패하거나 적응하기 못해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역귀농률’은 약 1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부족(37.8%)과 농업노동에 적응하기 힘들어서(18%)라는 응답이 절반이 넘었다. 

그렇다면 실패 없는 귀농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귀농을 결심했다면 제일 먼저 농업관련 기관과 단체를 방문하거나 농촌지도자 등과 충분한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이미 정착했다면 거주지에 있는 농업기술센터를 적극 이용해보자.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 무료로 진행하는 농업인교육은 지적·인적 관계망을 형성하며 농촌에서 삶의 기반을 다지는 지름길이자, 전문농업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된다.

그 중에서도 ‘강소농 교육’은 농업인의 역량 강화와 전문성을 높이는 농업경영아카데미라 할 수 있다. 강소농(强小農)은 ‘작지만 강한 농업’이란 뜻이다. 농업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영농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이러한 약점을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과학영농을 통해 강점으로 바꿀 수 있다는 의미이다.

농촌진흥청은 2011년부터 농업·농촌의 선진화를 위해 강소농 육성을 시작했다. 첫해 1만5000명이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는 7만4000명의 강소농이 경영개선실천교육 및 조직화를 통해 비즈니스모델로 성장하기 위해 발돋움하고 있다. 또한 민간전문위원 77명이 이들의 안정적인 영농활동을 돕는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농업경영, 마케팅, 농촌관광, 농산물 가공 등 6차산업 분야를 비롯해 지역전략작목 등 직접 현장을 찾아 강소농과 함께 고민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쓰고 있다.

현재 강소농들이 자율적으로 모여 영농기술을 공유하고 학습을 하는 자율모임체는 전국에 약 450개에 달한다. 전남 영광에 있는 ‘별난 농부들’은 강소농 자율모임체의 우수사례로 손꼽힌다. 회원들이 원하는 교육을 중심으로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지난해에는 영농조합법인을 결성하며 생산한 농산물의 공동마케팅·공동판매를 시작했다.

지난 14~1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7농업기술박람회>에서 전국의 강소농 자율모임체 가운데 우수사례를 찾는 1차 선발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자율모임체는 오는 10월 ‘강소농창조농업대전’에 참가해 다시 한 번 자웅을 겨룬다. ‘혼자보다는 함께 가면 더 멀리 간다’는 말처럼 같은 뜻을 갖고 있는 강소농들이 뭉쳐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나눈다면 분명 더 큰 상승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젊은 귀농인구의 증가는 우리 농업·농촌의 세대교체를 예고한다. 동시에 우리 농업에 새 지평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도 하게 된다. 많은 귀농인들이 자강불식(自强不息)의 마음가짐으로 우리 농촌에 희망의 씨앗을 퍼트리는 강소농이 되어주길 소망한다.

박경숙 농촌진흥청 지도정책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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