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농촌 붕괴·위기 초래한 장본인” 반발 고조

문재인 대통령이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 김현종 WTO상소기구 위원을 선임하자 농업계는 즉각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임명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농업·농촌에 위기를 불러온 한·미 FTA 협상을 추진했던 김현종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의 전례로 볼 때, 당장 한·미 FTA 재협상 과정에서 농업·농촌의 희생을 또다시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문재인 대통령은 7월 30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 김현종 WTO상소기구 위원을 선임했다. 김현종 신임 통상교섭본부장은 참여정부 때 한·미 FTA 협상을 진두지휘하면서 농업계로부터 지탄을 받은 인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임명발표가 난 직후 농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7월 31일에 성명서에서 “이번 신임통상교섭본부장으로 참여정부의 한·미 FTA 협상을 농업·농촌의 총체적 붕괴와 위기를 초래한 굴욕적·매국협상으로 점철시킨 인물을 기용한 데 대해 한농연 14만 회원과 250만 농업인 모두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농연은 “5000만 국민의 건강권이 달린 농업 부문의 완전 개방을 강요하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한·미 FTA 재협상 요구에 당당하게 맞서기는커녕, 오로지 미국의 국익 극대화만을 위한 협상에 매진했던 인물을 통상교섭본부장에 임명한 사실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문재인 정부의 농업통상협상 전략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농연은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을 포함한 강대국의 부당한 횡포에 ‘NO’라고 당당히 답변하며 국익 수호를 위해 선봉에서 싸우는 투사가 선임돼야 마땅한 자리로 동북아시아·아태 지역의 정치·외교·군사·경제적 갈등과 충돌이 심각한 현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며 “문재인 정부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임명을 즉각 철회하고, 국익수호를 위해 온 몸을 던져 매진할 수 있는 투철한 국가관과 민족의식을 지닌 인사를 새로 임명할 것을 촉구한다”고 외쳤다.

FTA대응범국민대책위원회도 지난 1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한·미 FTA 협상 당시 양국간의 주요 통상현안을 선결조건으로 퍼주고, 협상기간내내 본인 말대로 미국을 위해 죽도록 싸우며 협정을 최악의 수준으로 만든 당사자로 통상교섭본부장으로서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며 “만약 그가 통상교섭본부장이 돼 또다시 한·미 FTA 재협상을 지휘하게 된다면, 이는 더 이상 퍼줄 것이 없는 수준의 협정을 더욱 개악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면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임명철회를 요구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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